영국 런던의 지하철 열차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 사고가 발생해 승객 최소 2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런던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20분께(현지시각) 런던 남서부에 있는 지하철 디스트릭트선 파슨스그린역에 정차한 객차 안 흰색 플라스틱통에서 폭발이 일어나 승객들이 얼굴과 몸에 화상을 입었다. 시내 방향인 북쪽을 향하던 열차는 출근 중인 인파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거대한 폭발음이 들린 뒤 승객들은 순식간에 공황 상태에 빠졌다. 현장에선 비명을 지르고 울음을 터뜨리면서 객차에서 빠져나오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승객 일부는 긴급히 탈출하다가 휩쓸려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 니콜 리넬은 <가디언>에 “30~4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열차 밖으로 쏟아져 나왔고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고 전했다. 부상자 중 한 명인 피터는 “거대한 굉음이 들렸고 뜨거운 불덩이가 내 머리 위로 떨어져 불탄 흔적이 남았다”며 “나보다 더 심한 화상 환자들이 많다. 대부분 얼굴 쪽을 다쳤다”고 밝혔다.
구조 당국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폭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닐 바수 런던경찰청 대테러대책본부장은 “이번 사건으로 여러 명이 다쳤다”며 “역을 봉쇄하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런던교통공사는 사건 현장과 가까운 디스트릭트선 얼스코트역부터 윔블던역 구간에 경계 경보를 내리고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비상대책위원회인 코브라 회의를 열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현재 사고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며 “추측을 삼가고 안정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파슨스그린역은 풀럼과 해머스미스구의 대표적인 주거 지역에 위치해 있다. 런던의 대표적 부촌인 첼시와도 가깝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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