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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에 극우정당 엄습…유럽 주요국 의회에 첫 안착

등록 2017-09-25 17:07수정 2017-09-25 21:07

‘독일을 위한 대안’ 12.6%로 제3정당 입성…유럽 정치 지각 변동
기민·기사연합 1위지만 기존보다 65석 빼앗겨 침통
<슈피겔>, “현 정권 심판…사회 균열 이어진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알렉산더 가울란트(왼쪽)와 알리체 바이델 공동후보가 24일 베를린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연방의회 입성을 축하하며 손을 맞잡아 들어 보이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의 알렉산더 가울란트(왼쪽)와 알리체 바이델 공동후보가 24일 베를린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연방의회 입성을 축하하며 손을 맞잡아 들어 보이고 있다. 베를린/AP 연합뉴스
지난해 시작된 유럽 내 극우 포퓰리즘 광풍이 결국 표심으로 이어졌다.

24일 치러진 독일 연방하원 선거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 제3정당으로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나치당 이후 극우 정당으로선 처음이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94석이나 차지해, 독일은 물론 유럽 정치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다. 유럽의 주요국인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중에서는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의회에서 의미있는 의석을 차지한 것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 전날 치러진 연방하원 선거에서 득표율 12.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이 득표율 33%로 1위를 확정해 총리 4연임을 달성했으나 기뻐할 수는 없는 처지에 놓였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더 좋은 결과를 희망했다”며 “입법 과정에서 도전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빌트>는 이번 선거를 “메르켈의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연방선관위 집계 결과를 보면 기민·기사연합이 246석을 차지해 기존보다 65석을 빼앗겼다. 사민당은 40석이 줄어든 153석이다. 반면 좌파당은 69석, 녹색당은 67석으로 각각 5석과 4석을 늘렸다. 자유민주당이 80석을 챙기며 원내에 진입했다. 자민당은 직전 2013년 총선에서 의회 입성 하한인 5% 득표에 실패해 의회를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재진입했다. 투표율은 직전 2013년의 71.5%보다 4.7%포인트 올라간 76.2%로 집계됐다.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을 위한 대안’은 창당 4년 만에 정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알렉산더 가울란트 ‘독일을 위한 대안’ 후보는 “우리는 해냈다. 국가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우리나라와 국민을 되찾겠다. 메르켈을 ‘사냥’하겠다”고 했다.

이 정당은 2013년 2월 반유럽연합과 유로화 폐기, 국수주의 이념을 내세우며 창당했고 2015년 강경 극우파인 프라우케 페트리가 당권을 장악해 반난민 기조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며 당세를 확장했다. 38살의 알리체 바이델 공동후보가 선거의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선거 기간 중 현 정부를 두고 “이 돼지들은 2차대전 전승국의 앞잡이”라는 자극적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표를 모았다.

유럽 내 극우 정당 대표들은 잇따라 축하 인사를 건넸다. 지난 5월 대선 결선투표까지 진출했던 프랑스의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트위터에 “‘독일을 위한 대안’은 유럽인을 일깨우는 새로운 상징”이라고 적었다. 네덜란드 극우정당인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르펜, 페트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우리는 우리나라와 국민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내부에선 벌써부터 분열의 조짐이 싹트고 있다. 총선 직후 ‘독일을 위한 대안’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베를린과 쾰른, 함부르크 등 주요 대도시에서 열렸다.

‘독일을 위한 대안’의 약진은 주류 정당에 대한 반발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카스 무더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가디언>에 “난민 위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해진 유럽에서 대중주의로 급진 변모한 우익 정당이 주류 권력의 지지율 하락세에서 득을 봤다”며 “파편화된 배경이 한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슈피겔>도 “유권자들이 현재 연정을 혹독하게 심판했다”며 “사회 균열로 이어진다면 ‘독일을 위한 대안’이 다음 선거에서도 의석을 꿰찰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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