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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극우 성향’ 31살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되나

등록 2017-10-15 17:07수정 2017-10-15 20:46

제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 15일 총선서 돌풍 예상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비교되나 정치 지향 정반대
난민문제에 극우 성향 짙어…극우 물결 거세지나 우려도
오스트리아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한 시민이 수도 빈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의 얼굴(왼쪽)과 사민당을 이끄는 크리스티안 케른 후보의 얼굴이 나란히 걸려 있는 선전물 앞을 지나고 있다. 빈/AP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총선을 하루 앞둔 14일 한 시민이 수도 빈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의 얼굴(왼쪽)과 사민당을 이끄는 크리스티안 케른 후보의 얼굴이 나란히 걸려 있는 선전물 앞을 지나고 있다. 빈/AP 연합뉴스
‘무늬만 중도’로 보이는 오스트리아의 중도우파 국민당이 15일 치러진 총선에서 11년 만에 다수당을 차지할 전망이다. 총리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31살 제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 겸 대표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해 거세졌던 유럽 내 극우 물결이 다시 세를 불리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당이 일찌감치 극우 자유당과 연정을 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치면서, 오스트리아에는 우파-극우파 연립 정부가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한국시각 16일 0시)까지 진행됐다. 투표 전 마지막으로 발표된 지난 9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당은 지지율 33%로 1위가 확실시되고 있다. 제2당 자리를 두고 극우 자유당(27%)과 현 여당인 사회민주당(23%)이 싸우고 있다.

국민당은 지난해 대선에서 자유당에 밀려 결선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했으나 지난 5월 쿠르츠 대표가 취임한 뒤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정치 신인을 대거 등용하고 변화를 강조하면서 인기몰이를 해온 쿠르츠 대표는 젊은 지도자라는 점 때문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비교되지만, 정치 지향점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는 이민자 문제였다. 쿠르츠 대표는 난민 문제에서 극우 정당 못지않게 강경한 의견을 나타내며 표심을 사로잡았다. 난민의 이동경로인 발칸 경로와 지중해 경로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했고, 국내에 들어온 난민에게 주는 수당을 축소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슬람단체가 운영하는 유치원을 폐쇄하고, 5년 미만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혜택을 줄이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인구가 915만명에 불과한 오스트리아는 2015년부터 2년 동안 약 13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뒤 거센 후폭풍을 겪었고 그 틈을 타 극우 세력이 힘을 얻었다. 지난해 12월 대선에서도 자유당의 후보 노르베르트 호퍼(46)가 소폭의 표차로 패배해 극우정권 탄생이 간신히 저지된 바 있다.

쿠르츠 대표의 발언과 정책에서 극우 성향이 짙어지자 자유당에선 ‘국민당이 우리 공약을 빼앗았다’고 성토할 정도다. 정치평론가 슈테판 페츠너는 <워싱턴 포스트>에 “자유당 지지자들은 ‘나치당’이라는 수치심을 느껴온 반면, (같은 공약을 지지하면서도) 국민당을 얘기하면 ‘아주 쿨하다’는 반응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르츠 대표가 총리가 되면 실제로는 ‘극우 정당의 승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당과 자유당의 선전은 지난달 24일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제3당으로 등극한 것에 이어 유럽 정치 기류가 또다시 오른쪽 방향으로 꿈틀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오스트리아는 순번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도 맡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스트리아를 두고 “유럽연합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회원국이자 동과 서를 잇는 전략적 위치에 자리잡은, 정치 추세를 선도하는 국가”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이웃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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