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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나폴레옹의 고향 코르시카, 거세지는 민족주의

등록 2017-12-12 14:48수정 2017-12-12 20:43

지방선거에서 민족주의 정당연합 대승
중앙정부 상대 자치권 확대 협상 요구
‘카탈루냐 사태’ 중 EU·프랑스 골치
코르시카의 휴양지 칼비.
코르시카의 휴양지 칼비.
프랑스의 지중해 섬인 코르시카의 지방선거에서 분리주의자들이 포함된 민족주의 정당 연합이 대승을 거뒀다. 이들은 분리독립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스페인의 카탈루냐 분리독립 갈등이 진행되는 와중이라 프랑스 중앙정부와 유럽연합(EU)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로이터> 통신은 코르시카 민족주의 정당 연합인 ‘페 아 코르시카’(코르시카를 위하여)가 11일 중앙정부에 자치권 확대를 위한 협상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의석이 24석인 ‘페 아 코르시카’는 전날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56.5%를 기록해 63석 중 41석을 점하게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마르슈(전진)는 12.7% 득표에 그쳤다.

‘페 아 코르시카’는 당장은 독립보다는 자치권 확대를 추구한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독립 투쟁 과정에서 구속된 인사들의 석방, 코르시카 언어에 프랑스어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할 것, 본토인들의 부동산 취득 제한을 요구했다.

인구 33만여명의 코르시카섬은 나폴레옹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본토와 다른 민족적, 언어적 정체성을 지녔다. 13세기 이후 현재의 이탈리아에 있던 제노바공화국의 영토였다가 18세기에 잠시 독립 공화국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프랑스혁명 이후 프랑스로 편입됐다. 분리독립을 둘러싼 폭력 사태도 이어져 1998년에는 중앙정부가 보낸 주지사가 암살당하기도 했다.

코르시카는 지난 10월에 분리독립 투표를 강행한 스페인의 카탈루냐와도 비유된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경제적 독립성을 갖춘 카탈루냐와 사정이 다른 면도 있다. 산악지대가 많은 코르시카는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데다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긴요하다. 코르시카를 식민지로까지 부르는 민족주의자들이 당장 독립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데는 이런 맥락도 있다. ‘페 아 코르시카’는 “공은 정부 쪽에 넘어갔다”며 성의 있는 협상 태도를 요구했다. 엘리제궁은 “그들의 제안은 거창하기는 하지만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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