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나 마나라는 러시아 대선에서 무슬림 여성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한테 도전장을 던졌다.
<타스 통신>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다게스탄공화국의 무슬림 여성 아이나 감자토바가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는 등 선거운동에 들어갔다고 30일 보도했다. 무슬림 여성이 러시아 대선에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자토바는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러시아 남부 카스피해 연안의 다게스탄공화국에서 이슬람 매체 편집장을 맡고 있다. 그의 남편은 다게스탄의 최고 무프티(이슬람 율법학자)인 아흐메드 압둘라예프다. 감자토바는 내년 3월18일에 투표하는 대선에 출마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신청서를 냈다.
러시아 언론들은 감자토바의 출마는 크렘린과 조율을 거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수민족이자 소수종교 그룹에 속한 감자토바의 출마를 굳이 크렘린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감자토바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전국적 인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남편의 지위와 영향력, 감자토바 자신의 명성을 고려하면 200만표 이상은 득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2대 종교인 이슬람 인구는 940만명(6.5%)가량으로 추산된다.
감자토바는 지난 25일 지지자들 모임에서 “무슬림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깨는 것”이 출마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의 남편은 “스카프를 쓴 무슬림 여성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며, 그렇게 된다면 무슬림과 이슬람에 대한 태도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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