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수억원대의 보석 도난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파리의 리츠호텔을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호텔’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의 리츠호텔에서 강도 사건이 벌어졌다. 로비와 바에 손님이 가득했던 이른 저녁,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복면을 쓴 범인 5명은 흉기를 들고 호텔에 들어가 540만달러(약 57억7800만원) 상당의 보석을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파리 경찰은 이 중 3명을 붙잡았으나 보석을 챙긴 나머지 2명은 도주했다고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떼강도들은 이날 저녁 6시30분께 파리 한복판인 방돔가와 캉봉가에 걸쳐 있는 리츠호텔로 들어가 보석 상점의 창문 여러 곳을 도끼로 깬 뒤 보석을 가방에 챙겨 떠났다. 이 호텔의 ‘헤밍웨이 바’에서 시간을 보내던 시민들은 겁에 질려 부엌으로 대피했다. 당시 바에는 프랑스의 유명 작가 프레데리크 베그베데도 있었다고 한다. 한 호텔 직원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강도가 들었다고 할 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범인 일부를 붙잡는 과정에서 총성 10여발이 울렸고, 호텔 직원이 부상당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으나 파리 경찰은 부상자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3명을 검거했으나, 보석이 든 가방을 챙긴 2명은 여전히 추적중이다. 이들은 호텔 뒷문으로 도망쳐 스쿠터를 타고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호텔은 이집트의 억만장자 사업가인 무함마드 알파예드가 소유하고 있다. 1997년 8월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가 소유주의 아들 도디 알파예드와 이 호텔에서 묵은 뒤 자동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프랑스 파리의 리츠호텔 전경. 리츠호텔 누리집 갈무리
<시엔엔>(CNN) 방송은 이번 사건이 일주일 만에 주요 유럽 도시에서 발생한 두번째 보석 도난 사건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에도 이탈리아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에서 열린 ‘카타르 왕실 컬렉션’ 전시회에서 무굴제국 당시 인도산 귀걸이 한 쌍과 다이아몬드, 금, 백금으로 만든 브로치 등 수백만유로 상당의 전시품이 사라졌다. 범인은 2명으로 특정됐으나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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