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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 1000년 된 ‘바이외 태피스트리’ 영국에 임대

등록 2018-01-17 11:59수정 2018-01-17 20:25

11세기 정복왕 윌리엄 1세 업적과 신화 구체적으로 수놓아
헤이스팅스 전투 압권…영국, 1953·1966년 임대 시도 불발
바이외 태피스트리. 유네스코 누리집 갈무리
바이외 태피스트리. 유네스코 누리집 갈무리
중세 유럽의 모습과, 노르망디공 윌리엄의 잉글랜드 정복이 섬세하게 묘사된 역사적 자수 작품 ‘바이외 태피스트리’가 950년 만에 프랑스를 벗어나 영국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더 타임스>는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1세기 작품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영국에 대여하기로 하는 역사적인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영국 버크셔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태피스트리 임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더 타임스>는 이를 위해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의 문화부에서 수개월간 논의가 진행됐으며, 이번 결정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 우호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이 작품은 폭 50㎝에 길이 70m, 무게가 350㎏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11세기 중세 유럽의 생활상을 담아 역사 연구에도 중요한 재료로 평가된다. 유네스코는 2007년 이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총 32개의 장면으로 나눠져 있는 바이외 태피스트리에는 1064년부터 2년여간의 역사적 실화와 신화 등이 수놓여 있다. 라틴어로 설명이 적혀있고, 청록색, 녹색, 황색, 회청색, 남색, 진녹색 등 색실이 화려하게 사용됐다.

압권은 1066년 노르망디 공국의 윌리엄과 앵글로색슨계 마지막 왕인 잉글랜드 왕 해럴드가 맞붙은 헤이스팅스 전투 장면이다. 이 전투에서 이긴 윌리엄은 잉글랜드의 윌리엄 1세로 등극해 영국에 노르만 왕조가 수립된다. 작품은 15세기에 바이외 대성당에서 발견됐으며, 작품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 태피스트리와 비슷한 작업 방식으로 유명한 영국 캔터베리 지역 여성들이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때문에 영국인들은 이 작품이 거의 1000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 돌아온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작품 자체는 윌리엄의 이복형제였던 바이외 주교 오도의 주문으로 1066년부터 1077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라 작품에서 해럴드는 ‘가짜 왕’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31번째 장면에서 해럴드의 눈에 화살이 관통한 것으로 표현됐다. 현재는 프랑스 북부 바스노르망디주 칼바도스주 바이외에 있는 태피스트리 박물관에서 소장중이다. 유네스코는 한 해 40만명 이상이 바이외 태피스트리를 관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외 태피스트리. 유네스코 누리집 갈무리
바이외 태피스트리. 유네스코 누리집 갈무리
영국 정부는 수차례 이 작품을 대여 형식으로 들여와 전시하려 시도했으나 그간 번번이 거절됐다.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이 있던 1953년과 헤이스팅스 전투 900주년이던 1966년에 이 작품을 빌리려 했으나 불발됐다고 한다. 작품의 크기와 무게 때문인지, 프랑스 내에서도 1803년과 1945년 파리에서 전시된 것을 제외하고는 이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이 실제로 영국에서 전시될 때까지는 약 5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어느 장소에 전시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 쪽은 손상을 입지 않고 대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고 온도, 습도, 조명 등의 시험을 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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