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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신나치 문신 이탈리아 남성, 흑인만 골라 저격…6명 부상

등록 2018-02-04 16:45수정 2018-02-04 20:52

2시간 동안 차량으로 이동하며 총격…붙잡힌 뒤 파시스트 경례
3일 전 나이지리아 이민자의 18살 소녀 토막살인 사건 영향
작년 시의원 선거 낙선…다음달 4일 총선서 반이민 정서 커질 듯
보행 중이던 흑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루카 트라이니가 3일 이탈리아 마르케주 마체라타에서 체포돼 있다. 이마 오른쪽에 신나치를 상징하는 문양이 박혀 있다. 마체라타/AP 연합뉴스
보행 중이던 흑인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한 루카 트라이니가 3일 이탈리아 마르케주 마체라타에서 체포돼 있다. 이마 오른쪽에 신나치를 상징하는 문양이 박혀 있다. 마체라타/AP 연합뉴스
이탈리아 중부 소도시에서 차량에 탄 채 흑인만 골라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지난해 6월 반이민 정책을 내걸고 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전력이 있다.

<안사>(ANSA) 통신은 3일 이탈리아 마르케주 마체라타에서 신나치 추종자인 루카 트라이니(28)가 차량을 타고 도심을 질주하며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에게 총을 난사해 6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2시간가량 도시 곳곳을 돌면서 흑인들을 저격했다. 도주 끝에 체포된 그는 이마에 나치를 상징하는 문신을 하고 있었다. 체포 직후 이탈리아 국기를 어깨에 두르고 파시스트식 경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남성 5명과 여성 1명으로 모두 아프리카계 흑인이다. 1명은 중상을 입었다. 트라이니는 지난해 6월 시의원 선거에서 북부동맹 후보로 출마해 “유럽연합(EU) 출신을 제외한 시민들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대표적 신나치 정당인 포르차 누오바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을 두고 “우익 극단주의 문화 중 하나”라며 “파시즘, 나치즘과 명백히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 사이의 연결 고리는 피부색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로마노 카란치니 마체라타시장은 “증오에 맞서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경찰청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트라이니(가운데)의 체포 당시 모습. 이탈리아 경찰청 트위터 갈무리
이탈리아 경찰청이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트라이니(가운데)의 체포 당시 모습. 이탈리아 경찰청 트위터 갈무리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 출신 마약상(29)이 18살 소녀 파멜라 마스트로피에트로를 토막살해한 뒤 여행용 가방에 유기한 사건이 드러난 지 사흘 만에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총격이 마스트로피에트로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스트로피에트로의 어머니는 총격 사건 발생 몇 시간 전 페이스북에 딸을 잃은 분노와 고통을 담은 글을 올렸다. 흑인 이민자에 대한 모욕적인 댓글이 잇따랐다. 인구 4만3천명의 조용한 소도시에서 이민자와 관련된 흉흉한 사건이 이어지자 극우 정당은 공세를 높였다. 마테오 살비니 북부동맹 대표는 “대량 이주민 유입 정책이 폭력 행위를 야기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탈리아에선 지난 몇년간 지중해를 통해 밀려든 난민 문제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 들어온 난민은 11만9천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2016년(18만1천명)보다 35% 감소한 수치다. 이번 사건은 다음달 4일 총선을 앞두고 일어났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포퓰리즘을 표방하는 오성운동이 지지율 28%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중도 좌파 민주당(24%)과 중도 우파 포르차 이탈리아(16%)가 뒤쫓고 있다고 전했다. 극우 북부동맹은 반이민 정서를 앞세워 지지율 13%를 기록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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