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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루부탱은 유럽에서 ‘붉은 밑창’ 권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등록 2018-02-07 22:07수정 2018-02-08 07:57

프랑스 명품 구두 크리스티앙 루부탱, 네덜란드 소매업체와 소송전
ECJ “색깔과 모양이 조합된 상표 보호받기 어려워” 의견 제시
미국에선 2012년 이브 생로랑 상대로 붉은 밑창 권리 일부 인정
크리스티앙 루부탱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크리스티앙 루부탱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프랑스 명품 구두 상표 크리스티앙 루부탱의 트레이드마크는 붉은 밑창과 10㎝가 훌쩍 넘는 ‘킬힐’이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새빨간 바닥이 슬쩍 보이는 이 구두 1켤레를 갖기 위해 여성들은 수십만원을 지불하는 것도 서슴지않는다. 루부탱이 유럽에서 이 붉은 밑창에 대한 상표권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6일 “색깔과 모양이 조합된 상표는 보호받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실제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몇개월이 더 걸릴 예정이지만, 유럽에선 루부탱의 권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루부탱은 2010년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베네룩스)에서 붉은 밑창의 상표 등록을 마쳤다. 2012년 네덜란드 소매업체인 반 하런이 루부탱과 비슷한 붉은 밑창이 사용된 신상품 구두를 출시했다. 루부탱은 반 하런의 구두가 베네룩스에서의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고, 헤이그지방법원은 반 하런 상품에 대해 일시적으로 판매 중지를 명령했다. 반 하런은 결정에 불복해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에 이 사안을 제소했다. 소송의 쟁점은 색깔도 상표 보호 규범에 포함되는지다.

루부탱 뿐 아니라 영국 제과업체 캐드버리, 영국 저비용항공사 이지젯 등이 각각 보라색, 주황색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해왔다. 2016년 영국고등법원은 경쟁업체인 네슬레가 캐드버리의 보라색 포장과 비슷한 색깔의 포장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기존 판결을 뒤집고, 보라색 포장이 캐드버리만의 권리가 아니라고 밝혔다. 2004년 이지젯이 모바일서비스 ‘이지모바일’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뒤, 영국 통신업체 ‘오렌지’와 색깔 전쟁을 벌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크리스티앙 루부탱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크리스티앙 루부탱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유럽에서 색깔의 상표권을 인정해주는 사례가 드문 반면, 미국은 분위기가 다르다. 루부탱은 미국에서 2012년 명품 의류·잡화업체 이브 생로랑을 상대로 붉은 밑창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 일부 승소한 바 있다. 이브 생로랑은 당시 전체적으로 완전히 빨간색인 구두를 내놨다가 루부탱과 소송전에 휩싸였다. 보석업체 티파니와 운송업체 유피에스(UPS)도 업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로빈스 에그 블루(청록색)와 풀맨 브라운(갈색)에 대한 소유권을 모두 인정받았다.

루부탱은 1992년 직원이 빨간색 매니큐어를 바르던 모습에서 신발 밑창을 붉게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상품화해 크게 성공했다. 루부탱은 가수 겸 사업가 빅토리아 베컴, 배우 케이트 윈슬렛, 마고 로비 등 헐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즐겨 신는 구두로도 유명하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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