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난류 13년 새 30% 약해져… 기온 저하 원인
북대서양 난류인 멕시코 만류의 흐름이 약해지면서 유럽이 수십년 내에 한파에 휩싸일 것이라는 영국 과학자들의 전망이 나왔다고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 등이 30일 보도했다.
해리 브라이든 사우스햄튼대학 국립해양과학센터(NOC) 교수는 과학전문 잡지 <네이처> 최근호에 게재한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50년간 해류량을 측정한 결과, 유럽해안을 지나는 멕시코 만류의 양이 1992년 이래 30% 줄었다고 밝혔다. 멕시코 만류는 유럽을 스쳐올라가면서 열기를 전해준 뒤, 그린란드 부근에서 찬물이 돼 해저로 가라앉아 되돌아간다.
브라이든 교수는 1957년부터 92년까지는 해류의 흐름이 20스베르드럽(Sv=초당 백만t)으로 대체로 일정했으나, 2004년에는 14Sv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브라이든 교수는 “멕시코 만류는 발전소 수백만개에서 나오는 열량으로 유럽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며 이 효과가 30% 줄면 영국의 경우 앞으로 20년에 걸쳐 평균기온이 1℃ 정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자들은 또 멕시코 만류의 감소 현상은 영화 <투모로우>처럼 멕시코 만류의 순환체계가 멈추는 상황을 포함한 극적인 기후변화를 가속시키는 징후라고 경고했다.
멕시코 만류의 흐름이 약화된 것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바닷물의 소금 비율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바닷물이 밀도가 낮아져 깊은 바다로 내려가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한편, 최근 유럽에는 초겨울 한파가 몰아치면서 5명의 노숙자가 숨지는 등 한파 피해가 잇따랐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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