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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푸틴에 맞선 러시아 기자 또 쓰러졌다

등록 2018-05-30 16:13수정 2018-05-30 21:11

아르카디 바브첸코, 키예프 아파트에서 총에 맞아 숨져
살해 협박 받고 키예프로 이주…돈바스 전쟁 등 보도
크림반도 합병·러시아의 시리아 군사개입 비판하기도
러시아 기자 아르카디 바브첸코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지난해 11월 인터뷰를 하고 있다. 키예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기자 아르카디 바브첸코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지난해 11월 인터뷰를 하고 있다. 키예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기사를 써온 러시아 기자가 살해당했다. ‘정권 비판=죽음’이라는 러시아 언론의 암울한 현실이 재연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아르카디 바브첸코(41)가 전날 저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에서 여러 발의 총알을 맞고 쓰러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야구 모자를 쓰고 턱수염을 기른 40대 남성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안드리 크리슈첸코 키예프 경찰청장은 바브첸코가 “전문적인 활동” 때문에 살해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브첸코는 러시아가 벌이는 전쟁을 취재해온 유명한 기자로, 최근까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사이의 돈바스 전쟁에 관한 기사를 썼다. 그는 2016년 시리아에 파병된 러시아군을 위해 위문행사를 가던 군용기 추락 사건에 대한 에스엔에스(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러시아의 국익’에 어긋나는 보도 이후 협박을 받았고, 체코 프라하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이주했다.

아르카디 바브첸코. 바브첸코 페이스북 갈무리
아르카디 바브첸코. 바브첸코 페이스북 갈무리
바브첸코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방송 <에이티아르>(ATR)에서 일하면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시리아 내전 개입 등을 비판했다. 살해되기 불과 몇 시간 전 그는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남겼다. 바브첸코는 4년 전 이날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 헬리콥터에 탑승하려다가 인원 초과로 거부당한 이야기를 꺼내며 “내가 타지 못한 헬기는 피격됐고 탑승자 14명이 모두 숨졌다. 나는 운이 좋았다. (오늘은) 두 번째 생일”이라고 적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바브첸코가 지난 2년간 우크라이나에서 살해당한 네 번째 러시아 반체제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유혈 범죄가 발생해도 처벌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흐로이스만 우크라이나 총리는 “세계를 향해 러시아의 공격에 대해 말해온 우크라이나의 진실된 친구”라며 바브첸코의 죽음을 애도했다.

지난달에도 푸틴 정권에 대한 비판 기사를 써온 러시아 언론인이 숨졌다. 푸틴 정권의 ‘시리아 용병 파병’ 문제를 파헤치던 온라인 매체 <노비 덴> 소속 막심 보로딘(32) 기자는 지난달 15일 집 발코니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보로딘의 가족과 지인은 숨지기 직전 그가 친구에게 보안당국 감시를 받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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