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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그리스 총리 “영국, 파르테논 부조 돌려줘”

등록 2018-06-27 21:18수정 2018-06-27 22:11

영국 방문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
메이 영 총리에 다시 요구

원래 아테네 신전 장식
19세기에 영국으로 가져와
식민지 약탈 상징적 사례

영 줄곧 반환 거부
이유는 “더 잘 보존하기 위해”
영국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엘긴 마블. <한겨레> 자료 사진
영국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엘긴 마블. <한겨레> 자료 사진
그리스가 런던의 영국박물관에 있는 파르테논신전 대리석 부조(엘긴 마블)를 반환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로이터> 통신은 26일 영국을 방문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작품은 세계의 문화 유산이지만 원래 자리는 파르테논 신전”이라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반환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발언을 소개했는데, 메이 총리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가 26일 영국 런던의 총리 공관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가 26일 영국 런던의 총리 공관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그리스가 반환을 요구하는 문화재는 원래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윗부분(박공)을 장식했던 대리석 부조 ‘엘긴 마블’이다. 그리스신화의 내용을 형상화한 길이 163m짜리 띠 모양 부조 중 절반가량이 현재 영국박물관에 있다. 그리스가 오스만튀르크제국 치하에 있던 19세기에 오스만튀르크제국 주재 영국대사 토머스 엘긴이 영국으로 옮겨와 ‘엘긴 마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리스는 1832년 독립 직후부터 꾸준히 반환을 요구했지만, 영국은 이 부조를 자국에 둬야 귀한 문화재를 더 잘 보존할 수 있다는 논리를 댔다.

그리스는 이에 2009년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새 박물관을 짓고 본격적인 반환 운동에 나섰다. 그리스가 지은 박물관에는 고대그리스 신전 건축에 기둥으로 사용된 여인상 카리아티드 등 아크로폴리스에 있던 귀중한 유적들이 다수 소장돼 있다. 그리스 정부는 2014년에는 문화재 반환을 주도할 법률팀도 만들었다.

파르테논 신전. ‘엘긴 마블’은 윗부분의 ‘ㅅ’자 모양 박공에서 떼낸 것이다.
파르테논 신전. ‘엘긴 마블’은 윗부분의 ‘ㅅ’자 모양 박공에서 떼낸 것이다.
하지만 대영제국의 ‘유산’을 지키고 싶어 하는 영국은 그리스뿐 아니라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 등 해외에서 일어난 문화재 반환 운동에 꿈쩍하지 않고 있다. 영국 내 박물관들이 보유한 문화재를 외국에 넘기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도 핑계로 대고 있다.

제국주의가 약탈한 문화재들 중에서도 ‘엘긴 마블’은 가장 상징적인 사례로 꼽힌다. ‘더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여러 제국주의의 유산을 간직한 서구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반환 거부 논리다.

치프라스 총리는 2015년 당선 이후 처음으로 영국을 공식 방문했다. 그는 “우리는 영국의 입장을 알지만, 이런 (반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며 “머지않아 그리스의 정당한 입장을 지지하는 더 많은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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