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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외질의 대표팀 탈퇴에 독일 정치권 이민자 통합 논란

등록 2018-07-24 11:58수정 2018-07-24 20:55

월드컵 참패 뒤 터키계 외질에 쏟아진 비난
외질 대표팀 탈퇴 선언 “질 때는 이민자” 반발
성장세 극우 정당 “이슬람 이민 통합 실패 사례”
법무장관 등 “인종주의 비상 신호”·“반성해야”
메수트 외질. 외질 트위터 갈무리
메수트 외질. 외질 트위터 갈무리
“그를 높게 평가한다. 국가대표팀에 큰 공헌을 한 선수다. 존중 받아야 할 선택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30·아스널)의 대표팀 탈퇴 선언에 이런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독일 사회에서는 외질의 ‘존중 받아야 할 선택’이 논쟁으로 번졌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란 참담한 결과에서 비롯된 그의 탈퇴 선언이 독일 내 이민자 통합 문제로 불똥이 튄 모습이다. 외질의 조부모는 터키에서 건너온 이민자다.

외질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4장짜리 글을 공개하면서 인종차별주의와 무례함 때문에 대표팀에서 더 뛸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라인하드 그린델 축구협회장과 그 지지자들 눈에, 나는 팀이 이기면 독일인이었지만 지면 이민자였다”고 했다.

외질은 지난 5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런던의 한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이 공개됐을 때도 논란에 휘말렸다. 두 사람이 친밀해 보이는 이 사진은 터키 여당 정의개발당의 선거운동에 사용됐다. 외질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나의 대통령”이라고 불렀다는 보도도 나왔다. 독일은 2016년 터키 쿠데타 시도 사건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재 강화를 비판해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 독일에서는 외질에게 인신공격까지 가해졌다.

독일축구협회는 “외질의 탈퇴는 유감”이라면서도 “축구협회가 인종주의와 연계됐다는 주장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로 정치권에서는 반이민 논란이 또다시 달아올랐다.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불행히도 그는 터키-이슬람 문화에서 넘어오는 너무 많은 이민자들이 독일 사회에 통합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합 실패의 전형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반면 카타리나 발리 법무장관은 “외질 같은 훌륭한 선수가 인종주의 때문에 자신의 국가가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느낀 것은 비상 신호”라고 지적했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월드컵 탈락은 외질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과 상관이 없다”며 “이 사안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반성해야 한다. 정당한 행동을 한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주간지 <디 차이트>는 “외질의 대표팀 탈퇴는 독일이 진보적 사회라는 믿음을 잃게 만든다”며 “극우 정당의 목소리가 커지고,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난민은 바다에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라가 됐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논평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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