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10번째 브릭스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마쳤지만, 만나기 위해선 알맞은 조건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워싱턴에 갈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모스크바로도 초청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트럼프 대통령)는 미래에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고, 나는 준비가 됐다. 그러나 알맞은 조건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적인, 그리고 두 나라와 관련된 이슈의 주체로서 얼굴을 맞대고 토론해야 한다”, “그 접촉은 높은 수준의 정치적 단계가 요구된다. 전화통화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순 없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오는 11월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생은 계속된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 내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 당국의 판단을 부인했다가 거센 역풍에 맞았다. 자신의 발언에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한 뒤, 올가을 푸틴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해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전날 백악관은 두 나라의 2차 정상회담을 연기한다고 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수사하고 있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혐의 관련 사안이 마무리된 다음, 내년 초 이후 양국이 정상회담을 갖길 원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