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경찰이 14일 오전 자동차 돌진 사고가 발생한 의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한복판인 의회의사당 건물 앞에서 14일 오전 자동차 돌진 사고가 발생했다. 보행자 2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한 가운데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비비시>(BBC) 방송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20대 후반의 남성이 운전한 은색 포드 차량이 의회의사당 보안 장벽으로 돌진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시민 등 2명을 치었다고 보도했다.
운전자는 차 안에 홀로 있었고, 차 안에서 다른 무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운전자는 현장에서 붙잡혀 남부 런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런던 경찰국은 “현재 단계에서 우리는 테러 사건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광역 경찰청의 대테러 전담반이 수사를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인근 웨스트민스터역은 폐쇄됐고 주변 의회 광장, 밀뱅크, 빅토리아 타워 가든 등으로 향하는 도로가 차단됐다. 의사당 건물 출입도 제한됐다. 현재 영국 의회는 여름 휴회기여서 대부분의 의원은 의사당 건물 내부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시각이 아침 출근 때여서 이 지역이 크게 혼잡을 빚었다.
단순 교통사고처럼 보이지만, 목격자들은 이 차량이 매우 빠르게 의사당 방향으로 돌진했다는 점을 들면서 고의적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의사당 인근에는 빅벤과 의회 광장 등이 있어 전 세계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이어서, 차량이 고의로 돌진 테러를 벌인다면 대형 참변이 발생할 수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웨스트민스터 사건으로 부상한 시민들을 기억한다”며 “긴급 출동해 즉시 이 사태에 대응한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성명을 냈다.
지난해 3월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한 바 있다. 당시 극단주의 무장단체(IS) 이슬람국가가 배후를 자처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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