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17년 1월 영국 런던 의회 앞에서 유럽연합기를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지금 다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를 한다면 영국인 10명 중 6명이 유럽연합(EU) 잔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51.9%의 찬성(반대 48.1%)으로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로이터> 통신은 5일 영국 사회연구소 ‘냇센’ 등이 6월7일부터 7월8일까지 20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브렉시트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 설문조사 가운데 최근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9%가 유럽연합 ‘잔류’, 41%가 탈퇴를 선택했다.
이는 2016년 국민투표 당시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한 이들과 기권한 ‘부동층’들이 잔류 쪽으로 기울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16년 탈퇴에 투표했던 이들 12%가 잔류로 마음을 바꿨지만, 잔류에서 탈퇴로 선택을 돌린 이는 6%에 불과했다. 또 국민투표를 하지 않았던 이들의 49%는 지금 투표한다면 유럽연합 잔류에 표를 던지겠다고 했지만, 탈퇴에 투표하겠다는 이는 23%뿐이었다. 이 조사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한 영국 너필드 대학 존 커티스 교수는 “지금 다시 투표하면 2016년과 달리 유럽연합 잔류를 선택하는 국민의 비율이 더 높을 것”이라면서도 “설문조사 참가자 중 잔류를 지지한 이가 53%로 더 많았던 점을 고려해 결과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영국에선 브렉시트 선택을 후회한다는 의미의 ‘리그렉시트’란 말이 유행어처럼 퍼지며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점점 더 긴밀해지는 세계화 분위기 속에서 영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영국과 유럽연합은 브렉시트 이후 이들이 어떤 법적 관계를 유지할지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 협상이 11월까지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 내년 3월 아무런 준비 없이 영국이 탈퇴하는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이뤄질 수 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가 국내총생산(GDP)을 2% 이상 낮추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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