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초에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앞서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세명의 한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11월6월 미국 중간선거 전인 이달 말이나 11월 초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며 “정상회담 장소는 모스크바나 블라디보스토크 중 한곳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북한 지도자(김 위원장)는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은 상태”라며 “가능한 날짜, 장소, 방문 형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은 <이즈베스티야>에 “김 위원장의 방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확한 날짜는 양국 지도자 결정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시작된 뒤 김 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방러 요청을 해왔다. 첫 움직임은 5월31일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 러시아 방문을 요청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이다. 당시 세르게이 외교장관은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달라는 푸틴 대통령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 70주년을 맞아 방북했던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도 최근 한국을 방문해 “김 위원장의 방러가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8일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즈베스티야>는 김 위원장의 방러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소개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에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평양 방문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두 국가의 지지를 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초미의 관심사인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6일 미 중간선거 이후에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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