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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바르셀로나 숙박공유, 1명이 집 204곳까지 운영

등록 2018-10-23 16:00수정 2018-10-23 16:18

대규모 임대업자들이 장악 논란
하루 임대료로 많게는 4900만원 벌어
제한된 ‘숙박업 면허’도 투기 현상
30만원에 내준 면허, 1억여원으로 거래
에어비앤비 쪽 “76%는 평범한 사람”
현지인 집에서 생활하는 콘셉트로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숙박공유 서비스가 대규모 임대업자와 여행 중개업체의 마케팅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가디언>을 보면 바르셀로나에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는 호스트(집주인) 1명이 하루 임대료로 벌어들이는 돈이 많게는 3만7721유로(약 491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호스트는 아파트 204곳을 여행객을 위한 객실로 바꿔 운영하고 있었다. 스페인 숙박업 데이터 분석단체 데이터히포의 발표를 보면 스페인에서 상위 10명의 호스트가 소유한 아파트는 996곳이었고, 5곳 이상의 아파트를 운영하는 사람도 666명이나 됐다. 호스트 3633명은 숙소 2~4곳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에어비앤비 등 각종 숙박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지불하는 숙박비는 스페인에서만 하룻밤에 150만유로(19억5271만원)로 추정된다.

이에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집을 ‘공유’한다기보단, 조직적 사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기 임대료 분석회사 ‘에어디엔에이(AirDNA)’의 분석가 아비가일 롱은 “여러 채의 집을 에어비앤비에서 운영하는 호스트는 숙박업 관리회사를 두고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며 “이런 숙박업 관리회사는 수익의 10~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쪽은 “호스트 4%만이 숙소 10곳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며 “호스트 76%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시 당국은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숙박공유 서비스에 고강도 조처를 하고 있다. 숙박공유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관광객들이 현지 주민들의 주거 지역까지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고 임대료가 뛰자, 주민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살던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하루에 6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로 ‘투어리즘 포비아’(관광객 공포증)를 겪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경우, 한 해 1000명씩 고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바르셀로나 시 당국은 1년에 90일 이상 방을 빌려주지 못하는 숙박공유 서비스 업체가 불법 광고하거나 규정을 어길 경우 최대 3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고, 숙박업 면허 발급 수도 줄였다. <가디언>은 이 때문에 “투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2014년 바르셀로나가 경제 위기를 겪을 당시, 시 당국이 단돈 230유로(30만원)에 내줬던 숙박업 면허가 현재 시장에서는 8만유로(1억415만원)의 가치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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