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에 꽁꽁 묶인 여성…“폭력조장 광고” vs “익숙한 장면”

프랑스 고속철 광고 놓고 논란…법원 “폭력 조장 아니다”

Affiche TGV: logique victoire judicaire pour la Ville de #Béziers.
Le TA de Montpellier confirme sa 1e décision et rejette de nouveau la requête de 5 asso "féministes": Chiennes de garde, Osez le féminisme, Les Effronté-e-s, Collectif13 droit des femmes, Mvt citoyennes maintenant pic.twitter.com/L99uiApAIT

— Ville de Béziers (@VilleDeBeziers) 2018년 11월 20일

당장에라도 칠 것처럼 열차가 다가오는 가운데 여성이 철로에 묶여 있는 광고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조장할까? 22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최근 고속철도(TGV) 홍보 포스터를 놓고 뜨거운 법정 분쟁이 벌어졌다.

이 포스터는 지난해 12월 TGV가 프랑스 남부 도시인 베지에에 새로운 노선을 개통하는 것을 기념, 주변 지역에 대한 홍보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포스터에는 철교 위에서 밧줄에 팔다리와 몸이 꽁꽁 묶인 여성이 열차가 다가오자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다.

TGV 측은 포스터에 "고속철이라면, 그녀는 덜 고통 받았을 것"이라는 문구를 적어놓았다. 이 포스터가 붙고 나서 여성 단체들이 소송을 걸며 반발했고, 프랑스 성평등부 장관도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포스터 배포 4개월 전에 프랑스 북부에 살던 한 남성이 30대의 아내를 고속철 철로에 묶어 결국 열차에 치여 사망하게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인 로랑스 로시뇰 상원의원을 포함해 수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해당 포스터와 이 비극적인 사건 사이에 유사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지에 시장인 극우 성향의 로베르 메나드는 옛 영화나 만화에 비슷한 이미지가 이미 많이 등장했다는 점을 들어 해당 광고를 두둔했다. 메나드 시장은 실제로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이미지를 올리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 20일 이 포스터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유머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조장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해당 광고가 여성을 포함해 특정 집단을 겨냥한 폭력을 부추기지도 않는다며 "합법적"이라고 밝혔다. 판결 직후 메나드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동안 여인 천하에서 심문을 당하는 것 같았다"라고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