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영국 의회의 비준동의 표결을 전격 연기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운데)가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와 회담을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의 수정을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는 메이 총리를 만나 "더는 재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인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지지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테레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커져,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의 분열과 혼란은 커지고 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브리튼 싱크스’가 지난 주말 실시한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를 무조건 찬성하는 ‘강경 탈퇴파’는 국민의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또 영국 유권자의 44%는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향후 3년간 경제적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유권자는 30%였다.
하지만, 45%의 유권자는 영국의 주권이 더 확보될 것으로 본다고 생각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한 유권자는 26%였다. 또 영국 국민의 56%는 현재 유럽연합과 합의가 없는 ‘노딜 브렉시트’를 우려하고 있다.
영국 국민들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 탈퇴 51.89%, 잔류 48.11%로 탈퇴를 결정했다.
이번 조사는 당시 투표한 2천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여론 변화를 추적해 온 작업의 일환이다. 조사에서는 브렉시트를 강력히 찬성하는 ‘강경 탈퇴파’, 성공적인 브렉시트를 희망하는 탈퇴파와 잔류파 양 진영에서의 ‘신중한 낙관파’, 잔류파이나 국민투표 결과는 존중돼야 한다는 ‘수용적 실용파’, 그리고 유럽연합 탈퇴에서 어떠한 긍정적 측면도 없다고 보는 ‘낙담한 비관파’로 유권자를 분류했다.
이번 조사에서 ‘강경 탈퇴파’는 국민의 3분의 1에서 4분의 1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낙담한 비관파’는 5%가 늘었다. 조사 응답자의 44%는 메이 총리가 주도한 브렉시트 협상안이 “세계에서 최악”이라는 표현에 동의했다.
유럽연합 탈퇴를 다시 묻는 새로운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지지가 줄어들었다. 지난 7월 조사에서는 53%가 찬성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9%만이 찬성했다. 새로운 국민투표는 ‘낙담한 비관파’의 79%의 지지를 받았으나, ‘강경 탈퇴파’는 18%만이 지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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