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한국 관광객 탑승 유람선을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이 30일(현지시각) 강변에 정박해 있다. 충돌의 흔적인 듯, 선두 아랫부분이 파손돼 있는 게 보인다. 부다페스트/AFP 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두너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대형 크루즈선 선장이 경찰에 체포됐다.
부다페스트 경찰이 30일(현지시각) 허블레아니를 추돌해 7명의 목숨을 앗아간 혐의 등을 적용해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의 선장 유리 C.(64)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 <인덱스> 등이 보도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물길 교통을 위협하는 운항으로, 다수의 인명을 앗아간 사고를 낸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선장을 용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에 근거해 그를 구금하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길이 135m짜리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을 운전한 유리 C. 선장은 우크라이나 오데사 출신으로, 여러 나라에서 다년 간 선박을 운항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된 탑승객들은 경찰 조사에서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뒤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운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킹 시긴을 운항하는 바이킹 크루즈의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바이킹 시긴 호의 승객이나 선원은 다치지 않았으며 당국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밤,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이 다뉴브강의 머리기트 다리 인근에서 야경투어를 하고 있던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이 뒤에서 들이받아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7명이 구조됐으나,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됐다. 현지인 선장과 승무원도 함께 실종된 상태다. 다뉴브강에선 이틀째 실종자 수색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좋지 않은 날씨와 불어난 강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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