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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라이버시냐, 공직자 윤리냐’…정치인 동영상 유출에 프랑스 또 논란

등록 2020-02-16 17:58수정 2020-02-17 11:30

파리 시장 후보 그리보, 섹스 동영상 유출로 낙마
“공인의 사생활 존중해야”…극우 르펜도 사퇴 반대
‘정치인 위선 폭로’ 명분 유출자 ‘폭력’ 혐의로 체포
프랑스 집권당 ‘전진하는 공화국’의 뱅자맹 그리보(43) 의원이 14일 파리 시장 선거 출마를 포기한다는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인 그리보 의원은 유력한 파리 시장 후보로 부각됐으나, 젊은 여성과의 섹스 동영상 유출로 파문이 일자 이날 파리시장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집권당 ‘전진하는 공화국’의 뱅자맹 그리보(43) 의원이 14일 파리 시장 선거 출마를 포기한다는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인 그리보 의원은 유력한 파리 시장 후보로 부각됐으나, 젊은 여성과의 섹스 동영상 유출로 파문이 일자 이날 파리시장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파리/AFP 연합뉴스
‘사생활 보호가 먼저인가, 공직자 도덕이 먼저인가?’ 프랑스에서 파리 시장 후보가 섹스 비디오 유출 사건으로 낙마하면서 공인의 사생활과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프랑스 집권당 ‘전진하는 공화국’의 뱅자맹 그리보(43) 의원은 14일 오는 3월로 예정된 파리 시장 선거 출마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인 그리보 의원은 유력한 파리 시장 후보로 부각됐으나, 자신이 젊은 여성과 주고받은 섹스 동영상 클립이 유출되면서 파문이 일자, 이날 후보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그리보는 한 젊은 여성과 메시지를 친밀하게 주고받다가 이 동영상을 보냈다. 이 동영상은 망명한 러시아 예술인에 의해 유출돼, 지난 13일 소셜 미디어에서 급속히 확산됐고, 그리보는 하루만에 파리 시장 출마를 포기했다.

그리보는 파리 시장 출마 포기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이 동영상의 전파를 비난하면서 “내 가족은 그런 취급을 받지 말아야 한다. 누구도 그런 학대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리보는 15일 이 사건을 사생활 침해라며 경찰에 고소했고, 파리 검찰청도 수사를 개시했다.

프랑스 정치권도 그리보의 사생활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느 히달로 현 파리 시장은 사람들의 사생활은 존중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급진 좌파 정당인 ‘불복하는 프랑스’의 대표 장 뤽 멜랑숑 의원은 동영상 유출은 “혐오스럽다”고 비판했고,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그리보는 사퇴해서는 안 된다고 옹호했다.

프랑스 경찰은 16일 표트르 파블렌스키(35)와 그의 애인인 알렉상드라 드다테오(29)를 체포했다. 파블렌스키는 지난 12월31일 발생한 폭력사태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서, 그는 일단 폭력혐의로 체포됐다. 애인인 드다테오는 동영상 전파와 관련해 체포됐다.

문제의 영상은 파블렌스키가 드타데오로부터 받았고, 드타데오는 이 영상을 그리보로부터 여러 건의 메시지와 함께 직접 전송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들은 변호사인 드타데오가 수년 전 그리보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뒤 여러 건의 성적인 내용의 영상을 전송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동영상을 공개한 파블렌스키는 러시아 출신의 행위 예술가로, 정치인의 위선을 드러내기 위해 이 비디오 클립을 올렸다고 말했다. 파블렌스키는 이날 자신의 체포 전에 한 프랑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정치인들의 선동과 청교도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그리보는 자신의 목표물로 정한 정치인이라고 밝혔다.

파플렌스키는 지난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자신의 음낭에 못을 박는 행위로 논란을 불렀다. 그는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의 정문에 방화를 한 혐의로 7개월 형을 살았다. 그는 러시아 당국에 의해 성폭력 혐의로 기소되자, 2017년 프랑스로 도피해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중앙은행인 프랑스은행 지점을 훼손하는 경범죄로 처벌받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언론 등이 공직자의 사생활을 놓고 비판하는 것을 꺼려왔으며, 정치인 등 공직자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것은 ‘정치의 미국화’라고 비판해왔다. 지난 1994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대통령이 혼외 관계로 낳은 딸을 만나는 장면을 보도한 <파리 마치>가 큰 비판과 논란을 받았다. 2014년 프랑수아 올랑드 당시 대통령이 애인과의 밀회를 보도한 언론도 법원에 의해 사생활 침해 판결을 받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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