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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공동 역사교과서로 ‘평화’ 가르친다

등록 2006-01-06 19:13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 11개국
여러 민족이 복잡하게 뒤얽혀 세계대전과 인종분쟁이 끊이지 않은 ‘유럽의 화약고’ 발칸반도에서 각국 역사가들이 최근 공동 역사 교과서를 펴냈다.

옛 유고연방이 무너진 이후 생겨난 발칸 나라들과 주변의 터키, 키프로스 등 11개국을 대상으로 한 고교용 역사 교과서의 영어판이 지난해 6월 완성됐고, 현재 10개 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한창이라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교재는 모두 4권이다. 14세기 오스만튀르크 제국 시절부터 2차대전까지를 다뤘다. 각국이 자국 중심으로 기술한 기존 역사 교과서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 교과서를 만들었다. 나라마다 서로 다른 역사 인식을 그대로 함께 담았다. 학생들에게 ‘타자의 시점’을 이해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15세기 오스만튀르크의 발칸 진출에 대해 터키에선 ‘해방’, 그리스에선 ‘정복’이라고 가르친다. 재산을 빼앗기고 추방당한 피정복민의 기록과 제국 부흥에 진력한 오스만튀르크 지배자의 업적을 담은 사료가 나란히 기록돼 있다.

각국 역사가들이 공동 교과서 제작을 위해 ‘남동유럽 공동역사 프로젝트’를 결성한 것은 1998년이었다. 2년 동안 7차의 워크숍을 열어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에 대한 집중 협의를 벌였다. 엇갈리는 견해의 병기를 기본으로 했음에도 논쟁과 충돌은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른 쪽을 비판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는 자세를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정부는 일찌감치 이 교과서의 채택을 결정했다. 다음달부터 교사들에게 이 교과서 지도법을 가르치는 연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교과서는 인종분쟁의 상흔이 짙게 남아 있는 이 지역 나라들의 화해와 협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발칸반도에선 1990년대 세르비아의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 침공, 보스니아 내전, 코소보 분쟁 등이 발생해 ‘인종 청소’라는 이름의 대량학살이 잇따랐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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