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분쟁으로 반러감정 확산
“러시아산 이크라(철갑상어 등 생선 알) 대신 살로(돼지 비계)를 먹자!”
최근 러시아와의 가스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상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다. 반러 성향이 강한 서쪽지방에서 더욱 불이 붙고 있다. “ 러시아 것은 사지 말자”는 문자메시지가 새해인사를 대신할 정도다.
대형 할인점에서는 러시아상품 바코드 판별법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전단지를 비치해 불매를 유도하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문인 등 저명인사들도 앞다퉈 신문에 자신들의 러시아상품 불매 이력을 기고하고 있다. 오는 3월 총선과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둔 정당들도 국민들의 반러감정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고, 신문은 이크라를 먹는 정치인들의 사진을 찍어 싣는 등 온나라가 반러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듯하다.
서부 우크라이나에선 이크라를 대신한 살로의 부족분을 폴란드에서 올해 9t 가량 수입할 예정이다. 러시아보다 더 오랜 세월 우크라이나를 식민통치했던 폴란드에 대한 이런 우호적 태도는 러시아와의 갈등이 빚은 반사작용이기도 하다.
최근 러시아 흑해함대의 주둔비 인상 등의 문제로 크림반도에서 두 나라의 충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이번 갈등의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르보프(우크라이나)/정영주 통신원 loveruh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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