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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BBC 26년 만의 사과…속임수로 다이애나 인터뷰 따내 “찰스 불륜” 폭로

등록 2021-05-21 12:03수정 2021-05-21 14:35

찰스 왕세자(왼쪽)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2년 11월 행사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찰스 왕세자(왼쪽)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2년 11월 행사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공영방송 <비비시>(BBC)가 1995년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속여 인터뷰를 성사시켜 취재보도 윤리를 어겼다는 조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이에 아들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는 “언론의 비윤리적 행위가 결국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비비시는 지난해 11월 은퇴한 대법관 존 다이슨에 1995년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가 이뤄진 경위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조사를 맡겼다. 다이애나의 동생 찰스 스펜서가 당시 비비시의 기자 마틴 바시어가 거짓 문서를 동원해 다이애나비에게 인터뷰에 응하도록 설득했다는 내용의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다이애나는 문제의 1995년 인터뷰에서 “이 결혼 생활에는 우리 세 사람이 있다”며 남편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볼스의 불륜 관계를 ‘깜짝’ 폭로해, 영국 사회와 왕실에 큰 충격을 줬다. 다이애나는 이듬해인 1996년 찰스 왕세자와 이혼했고,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그를 쫓는 파파라치를 피해 달아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찰스 왕세자는 2005년 카밀라 파커-볼스(현 콘월 공작부인)와 재혼했다.

스펜서는 당시 비비시의 기자 바시어가 자신에게 조작된 은행서류를 보여줬는데, 이들 서류는 다이애나의 전 개인비서와 다른 왕실 직원들이 다이애나를 감시하는 대가로 돈을 받았음을 내비치는 거짓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스펜서는 바시어가 자신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 문서들을 이용했고 그래서 바시어를 다이애나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서류들을 보지 않았다면 바시어를 다이애나에게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다이슨은 이날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스펜서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존 다이슨은 “바시어가 부적절하게 행동했고 비비시의 취재보도 기준을 심각하게 어겼다”고 밝혔다. 또 비비시가 20년 전 자체 조사에서 ‘바시어에게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에 대해서도 “비비시의 보증수표인 높은 도덕성과 투명성의 기준”에 미달했다고 비판했다.

비비시의 회장 리처드 샤프는 “(비비시에) 용인할 수 없는 잘못이 있었다”며 조사 결과를 받아들였다.

논란의 주인공인 바시어 기자(58)는 비비시 뉴스의 종교담당 편집자로 일했는데, 지난주 건강을 이유로 퇴사했다. 그는 실제 코로나19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에이피가 보도했다. 바시어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당시 은행서류 위조와 관련해 “바보 같은 짓을 했다”며 깊이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위조 은행서류는 “다이애나가 인터뷰에 응하기로 선택한 것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이애나의 아들 윌리엄 왕세손(38)은 입장 자료를 내어 “비비시의 인터뷰가 부모님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수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며 “비비시의 비도덕적 행위가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두려움과 편집증, 고독감을 더욱 부추겼다는 사실을 알게 돼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문화와 비윤리적 행위의 파문이 결국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감사하다. 이는 정의와 진리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그렇지만 이런 관행이, 심지어 훨씬 더 나쁜 관행이 지금도 광범하게 있다는 것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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