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1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회의 기자회견을 끝내고 퇴장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 정책의 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에 ‘여전히 때가 아니라는’ 경고를 내놨다. 아직은 물가 오름세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고, 오히려 완화를 기대하는 시장의 잘못된 인식이 연준의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비춘 것이다.
4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준은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돌아가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금리인상 속도 완화가 물가 안정을 이루겠다는 위원회의 목표가 약화했거나 인플레이션이 이미 지속적인 하방 경로에 들어섰다는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다수의 참석자는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회의록은 지난달 13∼14일 진행된 내용이다.
특히 연준은 시장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연준의 정책 방향 전환에 대해서도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회의록은 “통화 정책은 금융시장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만큼, 만약 대중의 오해로 금융시장이 부당하게 완화한다면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미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면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끝냈다. 시장은 내년 중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 회의록은 “2023년부터 정책금리 목표를 낮추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참석자는 없었다”며 “역사적 경험은 섣불리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 나서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고 일부 참석자는 언급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다짐을 확인하고 투자자들에게 이례적으로 직설적인 경고를 내놨다”며 “당분간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겠다는 자신들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회의록 공개 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현재 4.25∼4.5%인 연준의 정책금리가 5.4%까지 오른 뒤에야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다음 몇 차례의 회의에선 금리 인상이 이어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카시카리의 전망치가 연준 관계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공격적인 쪽에 있기는 하지만, 참석자 19명 중 15명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가 0.75∼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 내에서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로 돌아선 인물로 꼽힌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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