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스위스 이어…미 시그니처은행도 매각 추진

미국 뉴욕 시그니처은행 지점의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시그니처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보도자료를 내고 뉴욕커뮤니티은행의 자회사인 플래그스타은행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그니처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 폐쇄 이틀 만인 12일 같은 운명을 맞았다. 가상자산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미 당국은 주말 사이 시그니처은행이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이 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월요일 금융시장 개장을 앞둔 12일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시그니처은행의 예금과 특정 대출 포트폴리오를 플래그스타은행이 인수하며, 월요일인 20일부터 시그니처은행의 40개 지점은 플래그스타은행의 관리 하에서 운영된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플래그스타은행에 인수된 모든 예금은 보험 한도까지 공사가 보장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그니처은행의 전체 예금은 886억달러, 전체 자산은 1104억달러였다. 플래그스타은행은 대출 129억달러(27억달러 할인)를 포함해 시그니처은행 자산 384억달러를 인수한다. 다만 약 600억달러 규모의 대출과 40억달러의 예금은 연방예금보험공사 관리 하에 남겨둔다. 디지털뱅킹과 관련 예금 약 40억달러도 플래그스타은행에 인수되지 않고 연방예금보험공사가 고객들에게 직접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예상되는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손실은 약 25억달러다.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는 플래그스타은행은 약 400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기지 대출을 주로 한다. 뉴욕커뮤니티은행은 지난해 26억달러에 플래그스타은행을 인수했었다. <블룸버그> 통신 산하 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뉴욕커뮤니티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은 비슷한 전략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이번 시그니처은행 인수로 자산이 1000억달러가 넘어가면서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당국은 은행권 위기를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의 분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9일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이날까지 실리콘밸리은행의 통매각을 위한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원매자 후보군을 넓히기 위해 마감일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해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