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 이탈과 주가 폭락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미국 퍼시픽웨스턴은행의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 지점. 로이터 연합뉴스
제이피(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에도 불구하고, 지역 은행을 진원지로 하는 미국 금융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지역 은행인 퍼시픽웨스턴(팩웨스트)은행은 3일(현지시각)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0%나 폭락했다. 팩웨스트의 주가는 3월1일 이후로 계산하면 77% 떨어졌다.
팩웨스트는 소형 투자은행인 파이퍼샌들러에 매각을 타진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팩웨스트의 공식적인 매각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팩웨스트는 일단 신규 자본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팩웨스트는 지난 3월 중순 투자회사에서 14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발표했으나, 다시 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은행이 예금자 이탈과 주가 폭락으로 지난 3월10일 파산한 이후 지역 은행들을 중심으로 은행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실버게이트은행이 3월8일 그리고 시그니처은행은 3월 12일 폐쇄됐다 최근 5월1일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파산 위기를 겪다가 제이피모건에 인수됐다. 미국 금융당국과 제이피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로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혼란이 정리됐다고 밝혔으나, 지역은행들의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 은행이 웨스트얼라이언스도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25%나 폭락했다. 시온스뱅코프, 코메리카 주가도 10%나 급락했다. 팩웨스트 등 이날 주가가 폭락한 은행들은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이후 예금자와 투자자들의 우려 대상이 됐다.
특히, 팩웨스트의 상황은 미국 은행위기의 시작인 실리콘밸리은행과 유사하다. 첨단기술 스타트업 회사들이 주 고객이고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재무적 손실이 큰 상태이다. 로스앤젤레스의 부촌인 베벌리힐스에 본사가 있는 팩웨스트는 지난달 올해 1분기 동안 50억 달러의 예금이 이탈했다고 발표했다.
팩웨스트의 1분기의 순손실은 12억1천만 달러고, 장부상 손실은 8억6천만 달러라고 보고했다. 대출의 4분이 3 이상이 부동산에 집중돼, 최근 금리 인상 상황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