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오른쪽)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만나 회담했다. AFP 연합뉴스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튀르키예가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 17.5%에 이르렀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현재 15%인 기준 금리를 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튀르키예는 2년여만에 기준 금리를 8.5%에서 15%로 6.5%포인트 큰 폭 인상했는데, 두 달 연속으로 또 금리를 올린 것이다. 지난달 임명된 40대 여성 총재 하피제 가예 에르칸이 이끄는 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같은 결정이 이뤄졌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가능한 한 긴축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6월 연간 물가상승률은 38.21%다. 지난해 10월엔 85%까지 치솟았던 것에 견주면 최근 완화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연간 물가상승률 5%를 목표로 금리 상승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튀르키예가 이달 기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예상했지만, 예상치 중앙값은 18.5%로 17.5%에 비해 1%포인트 높게 내다봤다. 이날 <아에프페> 통신도 시장의 전망치보다는 다소 소폭 상승한 것이라 설명했다.
두달 연속 금리인상은 지난 5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통적 경제 정책으로 복귀한 것을 또다시 분명히 한 조처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저금리 기조가 물가 상승을 억제한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관념으로 2021년부터 금리를 꾸준히 내려왔다.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비전통적 경제정책으로 고집하며 1년 이상 저금리 정책을 편 것은 시장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지난 5월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을 위태롭게 했다. 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경제관료 메흐멧 심셰크 전 총리를 재무장관에 임명하고, 40대 여성 금융인 하피제 가예 에르칸을 중앙은행 총재에 임명했다.
에르도안의 새 경제팀은 수년간의 파격적 저금리 기조를 거두고, 리라화를 떠받치던 정부 지원을 축소하고, 외환보유고를 재건해 튀르키예의 통화 정책을 안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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