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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16년 만에 최고치…치솟는 미 국채금리에 금융시장 ‘출렁’

등록 2023-10-05 07:00수정 2023-10-05 08:39

고금리 장기화로 시장 예상 바뀌고
시장 혼란으로 경기 경착륙 기대 위협
미국 국채 이자율이 16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코스피가 2% 이상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채 이자율이 16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코스피가 2% 이상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한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여파로 세계 주요 증시가 급락하고 주요국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세계 경제의 ‘소프트 랜딩’(경기 연착륙) 가능성이 줄어드는 등 후폭풍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현지시각) 미국 30년 만기 국채가 미국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처음 5%대로 오르는(국채 가격 하락) 등 국채 투매가 사흘 연속 계속되고 있다고 세계 주요 언론들이 전했다. 전날인 3일엔 국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4.81%로 올랐고 4일에는 그보다 높은 4.88%까지 치솟았다. 이 여파로 세계 주식시장이 출렁이며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산업지수는 3일 1.29%, 4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가 2.28% 하락하는 등 세계 주요국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최근 세계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원인은 미국의 국채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5월 초만 해도 3%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8월 4%대를 넘어선 데 이어 이제 5%대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진다. 가장 큰 지목을 받는 것은 미국의 매파적인 통화 정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3월부터 1년6개월 동안 무려 11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5%포인트나 올려 현재 기준금리는 5.25~5.5%에 이른다. 시장에선 연준이 곧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라 봤지만, 8월께부터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 따라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0일엔 연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두번째는 미국의 재정 적자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예산 소요가 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만들면서 재정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지난 6월 말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의 재정 적자 폭이 국내총생산(GDP)의 5.8%(2022년은 3.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 부채는 6월 현재 32조달러(약 4경3000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재정 적자 폭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채권을 소화하는 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연준이 2022년 3월 이후 채권을 매입해주는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매입했던 채권들을 떨어내는 것도 금리를 올리는 요인이다.

나아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를 가능하게 했던 경제환경이 바뀌어 이른바 ‘중립금리’ 자체가 올랐다는 지적도 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주지 않는 균형 금리를 뜻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지난 1년6개월 동안 금리를 거듭 올렸는데도 물가 상승세가 잡히지 않자 중립금리 자체가 올랐다는 의견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3~4일 세계 증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악화 우려로 동반 하락했다. 또 현재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낮은 한국·일본 등 주요국 통화의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게 된다. 3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한때 1달러에 150엔대까지 치솟았다.

나아가 연준과 미국 정부가 추구하는 경기 연착륙 구상도 실현되기 어려워진다. 미국 정부의 경기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민간 부분의 금리 부담을 키우기 때문이다. 미국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인 주택 모기지 금리는 이미 30년 기준으로 7.5%로 올라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조기원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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