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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초거대 자유무역지대’ 창설론 꿈틀

등록 2006-10-23 19:05수정 2006-10-23 19:09

독일 총리 “미·유럽 묶자”…중·인도 견제 겨냥
EU 통상담당 “지지하는 유럽국가 없다” 반박
두 거대 경제권인 유럽과 미국을 한데 묶는 초거대 자유무역지대 창설 주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세계 인구의 13%가 살지만 경제규모의 60%를 차지하는 두 지역의 ‘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가 가시화되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크나큰 파장이 예상된다.

유럽과 미국 시장을 통합하자는 구상의 진원지는 세계 1위 수출국이자 3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 자유무역을 촉진하는 도구로 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그의 측근이 지난달 밝혔다. 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는 “매혹적인 아이디어”로 “독일의 미래 번영을 위한 조건”이라는 게 메르켈 총리의 인식이다. 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는 1998년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을 지낸 리언 브리턴이 주창했지만, 그동안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DDA) 협상의 강력한 지지자로 세계적 차원의 무역자유화를 추구하던 유럽연합(EU)은,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표되는 양자협정에 별다른 무게를 두지 않아왔다. 특정 국가들끼리의 자유무역협정은 다른 나라나 지역을 배제시켜 큰 틀에서의 무역자유화에 장애가 된다는 시각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메르켈 총리의 갑작스런 입장 표명은 중국의 성장에 자극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선진 경제권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거두며 힘을 키우는 중국이 스스로의 상품·서비스·투자 시장 개방에는 소극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시장통합으로 이를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의 베를린 지국장 가보어 슈타인가르트는 지난달 발간한 <번영을 위한 세계전쟁>에서 ‘태프타(TAFTA: Trans-Atlantic Free-Trade Area) 창설로 중국과 인도의 도전에 서구가 함께 맞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슈타인가르트는 <슈피겔>에서 “아시아에서는 개인보다는 집단이 의제를 설정한다”며, 특히 중국을 “어두운 수퍼파워”로 표현했다. 그는 아동과 여성 착취로 무역 증대를 꾀하는 아시아 견제를 위해 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어 냉전시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이 유럽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독일은 내년에 유럽연합 순번제 의장국이 되기 때문에 메르켈 총리의 범대서양 자유무역지대 구상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갖고 탄생한 유럽연합에서 당분간 독일 쪽 주장이 쉽게 먹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피터 만델슨 유럽연합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유럽 국가는 없다”며 메르켈 총리의 구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미-유럽의 자유무역협정이 무역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못되고, 강력한 두 경제권이 배타적 무역협정을 맺으면 다른 지역이 위협을 느낀다는 이유에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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