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 목표치 4만개로 늘려
사업성 있으면 어디든지
“경쟁상대 없다” 자신만만
사업성 있으면 어디든지
“경쟁상대 없다” 자신만만
명동 밀리오레의 오른쪽 뒷편 4층짜리 건물은 오롯이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차지다. 이 커피점의 한 직원은 올해만 명동에 스타벅스 매장 2곳이 추가로 문을 열었으나, 자신이 근무하는 매장의 매출에서 별다른 영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999년 서울에 첫 상륙한 스타벅스는 현재 서울에만 13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매우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다.
한국의 이런 상황은 시애틀에 본사를 둔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의 현재를 명확히 보여주는 잣대인 듯하다. 이달 초 스타벅스 본사는 전세계 매장 확장 목표치를 4만개로 수정해 발표했다. 애초 목표치에 비해 1만개가 늘어난 수치이며 현 매장수(1만2440개)의 3배가 넘는다. 4만개 가운데 절반은 미국 밖에 개설하며, 이 가운데 절반은 동아시아에서 열 계획이다. 동아시아에 현재 1700개 매장이 있으니, 이를 6배 가까이 늘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런 글로벌화 전략과 함께 이 회사가 채택한 확장 전략은 이미 매장이 있는 건물이나 구역이라도 사업성이 있으면 무차별적으로 매장을 늘려가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 밴쿠버엔 번화가 교차로의 4방향에 모두 체인점이 들어선 경우도 있으며, 뉴욕의 메이시 백화점과 49층짜리 매리어트호텔에도 각각 2개씩 매장이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25일 전했다.
스타벅스 쪽은 너무 많은 매장이 제살을 깎을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한다. 회사 쪽에 따르면 고객이 커피를 사기 위해 평균 3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매장이 60% 이상에 이른다. 대기시간이 긴 곳 주변에 추가 커피점을 열면 고객 불편을 덜어주면서 매출액을 늘리는 1석2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매장 한 곳당 매출액이 지난 1년새 평균 3.3% 늘어났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최근 <에이피통신>에 “스타벅스 매출은 미국 전체 커피시장의 8%에 불과하다”면서 농촌이나 고속도로변 상권을 겨냥해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 계획임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통신은 스타벅스는 더이상 다른 고가 커피전문점을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고 있으며, 미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커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스타벅스의 거침없는 확장은 전세계에 3만개 매장을 둔 맥도널드와 비교되면서 △제품의 질 저하 △브랜드 이미지 손실 △고객 충성도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스타벅스 경영진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고객에게서 듣는 유일한 불만은 “불편하다”는 것인 만큼, 매장을 늘려 대기 시간을 줄이고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바로 살 수 있는 매장 수도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장이 없는 지역 주민을 위해 아예 내년 초에는 펩시콜라 쪽과 제휴해 스타벅스 커피 자판기도 내놓을 계획이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