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 ‘공짜’ 발표 뒤 소비자몰려 2차례 업무중단
일본 소프트방크가 휴대전화 ‘번호이동제’ 실시에 맞춰, 파격적인 요금할인제를 내걸었다가 고객들이 쇄도하는 바람에 홍역을 앓고 있다.
일본 휴대전화 3사 가운데 후발주자인 소프트방크모바일은 번호이동제가 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결정적 호기가 될 것으로 보고 야심찬 계획을 마련했다. 이 제도의 시행 전날인 23일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회장이 직접 나서 ‘통화·메일 원칙 공짜’라는 새 요금제도를 발표했고, 대대적으로 광고도 했다.
첫 주말인 28일 경쟁업체인 엔티티도코모와 케이디디아이에서 계약을 변경하려는 소비자들이 소프트방크 대리점으로 마구 몰려들었다. 소프트방크 고객정보 시스템의 처리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업무를 전면 중지했다.
소프트방크는 29일 오전 다시 시스템을 가동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계약변경 신청이 평일의 3배가 넘어, 정오가 지나 다시 업무를 중단했다.
소프트방크는 파격 요금제를 도입하면서도 시스템 준비에는 소홀했다. 회사 쪽은 “고객에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거듭 머리를 숙였다. 이틀째 헛걸음을 한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렸고, 이 소동으로 덩달아 시스템 장애를 겪은 다른 두 회사는 소프트방크에 강력히 항의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