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중심 꿈꾸는 말레이시아,남조호르 특구 개발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에 맞서는 야심찬 꿈을 키우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최남단 싱가포르 부근에 자리한 남조호르 경제특구를 동남아의 경제·문화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4일 발표했다. 앞으로 5년간 자그마치 12조원을 쏟아부어, 기업·레저 시설을 집중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말레이시아 사상 최대규모다. 2217㎢의 개발지역은 싱가포르 면적의 2.5배에 이른다.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총리는 “기업·투자·레저·문화의 새로운 국제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말레이시아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장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궁극적으로 남조호르 경제특구를 싱가포르를 대체하는 무역·투자 지역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싱가포르에 비해 서비스 기반 시설이나 연구·개발 수준은 뒤지지만, 값싼 노동력과 방대한 생산 시설을 제공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게 말레이시아 쪽의 판단이다.
이런 계획에 맞춰 항공·철도·해상 물류 시설을 집중 개발하고, 해변 주택·스포츠·요트 시설도 남조호르 서쪽 해안을 따라 당가만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 개발 계획은 20년간 년 5.5% 성장에 그쳤던 조호르주 경제성장률을 앞으로 7%대로 끌어올리고, 2025년까지 8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물류기지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해 홍콩을 앞질러 세계 최대 콘테이너 항구가 된 싱가포르를 따라잡아야 한다”며 “싱가포르가 계획하고 있는 카지노 리조트와 경쟁하며 관광객 유치 경쟁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또 <아에프페>(AFP) 통신은 “치안불안과 정부 정책의 투명성 및 지속성이 외국인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원인”이라며 “공공 서비스, 치안, 편의시설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역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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