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 업종확대 탓
전화 1통에 ‘하루벌이’
전화 1통에 ‘하루벌이’
일본 요코하마에 사는 기무라(42·가명)의 ‘생명줄’은 휴대전화다. 인력 파견회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한 통에 그의 하루벌이가 달려 있다. 일거리가 생기면 바로 전날 근무시간과 집합장소 등이 그에게 통보된다.
기무라와 같은 ‘일용직 파견사원’이 급증 추세에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연락이 휴대 통화·메일로 이뤄지기 때문에 ‘원콜 워커’(한 통화 일꾼)로도 불린다. 일본 정부의 급격한 규제 완화로 노동자 파견 대상 업종이 크게 늘어나면서 생긴 새로운 사회현상이다.
매일 아침 인력시장에 모여 일꾼 모집 봉고차를 기다리는 건설 일용직의 ‘21세기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 일에 목매어 살아가고, 사회보험 등 안전망이 전혀 없다는 점은 똑같다. 그렇지만 휴대전화가 인력시장을 대체했다. 일거리도 훨씬 다양하다. 건물 해체작업, 이벤트 회장 설치, 대형 냉동고 물건 적재, 광천수 불순물 찾아내기 등등.
일용직 파견은 일거리가 매일 있지도 않을 뿐더러, 일당이 짜기로 소문나 있다. 파견사원을 원하는 업체와 파견회사가 1명당 1만2500엔 정도에 계약을 맺으면, 파견회사는 교통비 포함해 7천엔(약 5만6천원) 남짓으로 일용직을 부린다. 이들 일용직 파견은 하루 9시간을 꼬박 일해도 평균 수입이 13~14만엔에 지나지 않는다.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2004년 파견으로 일하는 사원은 약 227만명이다. 3명 중 2명은 3개월 미만 계약자들이다. 일용직 통계는 아예 없다. 한 파견회사는 일용직을 포함한 단기 파견 수입이 최근 2년 사이 200억엔 가까이 급증해 전체 수입의 절반을 차지한다. 일용직 파견을 주업으로 하는 파견회사들도 있다.
하루 단위로 인력조정이 가능해, 파견받는 기업들로선 대환영이다. 그렇지만 일용직 파견의 급증은 노동자들의 생활 불안을 극대화하기 때문에 노동자 파견법의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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