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5%이상 성장률
고유가 · 중국원조 덕분
자원 빈부격차는 ‘난제’
고유가 · 중국원조 덕분
자원 빈부격차는 ‘난제’
‘절망의 대륙’ 아프리카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 세계은행은 연례보고서인 ‘아프리카개발지수2006(ADI)’을 발표하면서 아프리카가 1990년대에 비해 훨씬 나은 경제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2005년이 아프리카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선언했다.
깨어나는 아프리카= 세계은행은 아프리카 53개국 중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 상위 14개국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연평균 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도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월 공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아프리카가 올해 5.4%, 내년 5.9%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 성장과 함께 교육 여건도 나아졌다. 아프리카에서 글을 읽을 수 있는 인구 비율은 1997년 50%에서 2002년 65%로 늘어났다. 기업 생산성도 최상위 수준의 경우 인도나 베트남 등 아시아 기업에 비해 처지지 않는다고 세계은행은 밝혔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 아프리카의 움직임은 석유 등 원자재 가격상승, 석유생산시설 확대, 원조 자금 유입 등 외부적 요인과 분쟁 감소에 따른 정치적 안정, 개혁을 위한 노력 등 내부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성장엔진’으로 불릴 만큼 막대한 자원을 갖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확인매장량의 약 9.5%인 1143억 배럴의 석유가 아프리카에 있으며 지난 5년간 새롭게 확인된 석유 매장량의 3분의1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특히 중국은 미국, 유럽 등이 민주화를 요구하며 원조를 차단한 수단이나 앙골라에도 투자와 원조를 제공하며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2005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중국의 교역규모는 10배나 늘어 올해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를 모델로, 정치적 불안정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아프리카연합(AU)이 2001년 출범하면서 안정을 위한 자구적 노력도 미흡하나마 뒤따르고 있다. 박영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프리카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둘다 있으나 일단 자원이 많고 정치적 안정이 실현된다면 성장은 뒤따르게 마련”이라고 진단했다.
멀고 먼 과제= 세계은행은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이 자원 부국과 그렇지 않은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2004년 적도기니의 경제성장률은 20.9%였지만 짐바브웨의 경제성장률은 -2.4%로 되레 후퇴했다. 2004년 아프리카에 투자된 금액은 전세계 해외투자액의 1.6%인 101억달러에 불과했으며, 이중 50% 이상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와 수단에만 쓰였다.
빈약한 사회기반시설과 높은 에이즈 감염률, 경제운영 능력의 부재 등은 아프리카가 극복해야 할 난제다. 박영호 책임연구원은 “경제 성장 패턴은 경제 기반이 강해져서 고용창출, 수출이 잘 되는 것인데 아프리카는 1차 상품 수출 위주로 성장을 하고 있다”며 “1차 상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산업구조는 기후변화와 원자재의 국제 시세에 따라 좌우되는 불안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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