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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세계 특허 통일 20년만에 결실 눈앞

등록 2006-11-27 14:43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특허 인정하는 선원주의로 통일
미국이 선발명주의 입장 철회...특허도용 단골 중국의 불참으로 한계
세계 주요국들의 특허제도 단일화 작업이 한창이다. 41개국 특허 당국자들은 지난 20~21일 일본 도쿄에서 실무회의를 열어 특허제도 통일을 위한 새 조약안의 뼈대를 마련했다.

이번 조약안의 핵심은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특허를 인정하는 ‘선원주의’로 통일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유럽과 달리 오랫동안 ‘선발명주의’를 고수해온 미국이 마침내 방침을 바꿨다. 그동안 미국에선 특허 출원을 먼저 하더라도 그보다 일찍 같은 기술을 발명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사람이 나서면 특허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중에 특허가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허권 인정을 둘러싼 혼란이 적지 않다. 최초 출원자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가 정리되면 이런 혼란을 막을 수 있다.

조약안은 자국에서 특허출원을 한 지 1년 안에 다른 나라에도 출원을 하면 자국의 출원일을 적용해주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일본과 유럽 사이에선 이런 규정이 운용되고 있으나 미국은 미국 내 출원일밖에 인정하지 않았다.

또 특허출원부터 1년6개월 이내에 그 기술내용을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도 포함시켰다. 미국에선 특허출원 내용의 비공개를 인정하고 있어, 이른바 ‘잠수함 특허’로 인한 분쟁도 만만치 않다. 장기 심사라는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특허가 확인되는 바람에 이미 그 기술로 사업을 하던 기업들이 막대한 특허료를 물어야 하는 부작용이 잇따랐다. 조약안은 이와 함께 해외에서 널리 알려진 기술은 특허로 인정하지 않는 등 심사기준도 일부 통일했다.

특허제도 단일화의 급진전은 주로 미국의 태도 전환에서 비롯했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에서 앞서 있는 미국 대기업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대 중반 논의가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20년만에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각국은 내년 5~6월 미국서 열리는 다음 회의에서 조약안을 확정한 뒤, 그 다음 회의에서 서명할 계획이다. 특허제도가 통일되면 특허 출원 절차가 대폭 간소화하고, 특허 분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각국 기업들은 기대하고 있다.

앞서 미·일·유럽의 특허청은 2008년까지 출원서류 양식을 통일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한 전자데이터 교환이 내년 7월부터 시작된다. 양식이 통일되면 변리사 비용과 번역료 등 660억엔의 비용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미·일·유럽은 자국에서 특허를 취득하면 다른 나라에서 자동적으로 인정하는 ‘상호승인제도’ 도입도 서두를 방침이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 기술을 그대로 본따 자국에서 특허를 내는 ‘모방특허’가 광범하게 벌어지는 중국이 이런 논의에 참여하지 않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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