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올해 얼마나 떨어졌나
달러화 10월 이후 유로화 엔화 대비 4% 떨어져
달러화가 지난 2주 동안 유로화 대비 2%나 떨어지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금리 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정책당국이 경상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 약세를 용인하고 있어 하락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차 축소가 가장 큰 요인 =1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당 1.3331달러로 1주일 전에 비해 1.8%나 떨어졌다. 올 한해 하락률도 12.5%나 된다. 달러화는 지난 6개월 동안 유로당 1.25~1.30달러 범위에서 오르내렸다. 하지만 지난주 초 1.30달러의 벽을 깨더니 4일만에 1.33달러대로 추락한 것이다. 10월 이후 달러화에 강세를 보여온 엔화도 지난주 달러당 115.33엔으로 0.5% 올랐다.
유럽연합은 올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 전망이 좋은 유로화 자산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 중앙은행은 인플레 우려로 7일 정책금리를 3.25%에서 3.50%로 올릴 것이 확실하다.
경기 하강으로 금리 인하 압력이 높은 미국(정책금리 5.25%)과의 금리 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유로화 매집이 늘어나는 주요한 요인이다. 외환보유고 1조원을 돌파한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 스웨덴이 달러화 자산 보유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며 외환보유액 다변화 의지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자국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사들였고, 이 돈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진 미 채권에 투자하면서 달러화 가치를 지탱했다.
달러화 약세 반기는 미국=미국의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강한 달러가 미국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보여왔다. 하지만 그는 최근 달러 하락세에 입을 다물고 있다.
미국의 대유럽 수출 경쟁력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미국 쪽이 강한 유로화를 반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미국 제조업자협회(NAM)는 미국의 대유럽 무역적자가 지난해 1000억달러에서 올해 950억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면서, 달러 약세 효과가 이미 실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화 강세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정도로 유럽 성장세가 단단한 점과 아직 유럽에서 달러화 약세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 점도 최근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 근거가 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내년 추가 금리 인상의 신호를 보일지 여부가 큰 관심사”라면서 “내년 1분기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경우 유로당 1.40달러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급락을 막아라”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약세가 전세계적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국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등 세계 경제에 긍정적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책 당국이 격심한 인플레 압력과 달러화 자산의 투매로 이어질 달러화 급락을 회피하면서, 현재의 하락 추세를 유지하는 쪽으로 환율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잡지는 예측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이 천문학적인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달러가 떨어질 경우 이들 나라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도 급격한 하락세를 점치기 힘든 요인이다. 하지만 미 경기가 대체로 연착륙할 태세라는 일반적 믿음과는 달리, 주택경기 등이 급속히 냉각할 경우 추가적 금리 인하로 달러화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급락을 막아라”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약세가 전세계적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미국 경기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등 세계 경제에 긍정적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정책 당국이 격심한 인플레 압력과 달러화 자산의 투매로 이어질 달러화 급락을 회피하면서, 현재의 하락 추세를 유지하는 쪽으로 환율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잡지는 예측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이 천문학적인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달러가 떨어질 경우 이들 나라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도 급격한 하락세를 점치기 힘든 요인이다. 하지만 미 경기가 대체로 연착륙할 태세라는 일반적 믿음과는 달리, 주택경기 등이 급속히 냉각할 경우 추가적 금리 인하로 달러화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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