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차 미-중 경제전략대화 개막식에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왼쪽)이 우이 중국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미 중 전략경제대화 첫날
“위안화 가치는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
“중국은 점진적으로 개혁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우이 중국 경제부총리)
미국과 중국의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첫 미·중 전략경제대화가 14일 이틀 동안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작됐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에서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 모두 7명의 각료가 참석하고, 중국도 우이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외교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등 핵심 각료들이 대거 나섰다.
첫날 회의에서 미국은 예상대로 중국의 위안화 환율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미국 쪽 수석대표인 폴슨 재무 장관은 개막 연설에서 “중국은 당장 위안화 환율 체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수년 내에 환율은 자유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미국은 올 한해 사상 최대인 2290억달러로 예상되는 대중 무역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위안화의 큰 폭 절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폴슨 장관은 또 “두 나라에서 무역 협력을 해치는 보호주의적 요소들을 제어하기 위해서라도 가시적인 결과를 (회의에서)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중국 쪽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중국 쪽 수석 대표인 우이 부총리는 ‘점진적인 개혁’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며 미국 쪽 예봉을 피해 갔다. 우이 부총리는 대중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미국 의회에 모두 27개 법안이 제출된 현실을 상기시키면서 “중국은 점진적으로 개혁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환율이나 이자율이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기 위해, 금융 시스템이나 가격 결정 작동방식을 근본적으로 개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미국산 제품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홈데포와 제너럴일렉트릭은 이미 13일 베이징에서 각각 1억달러, 5억5천만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강성만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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