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화 절상막기 외환 규제 여파
밧화 절상을 막기 위한 타이 중앙은행의 강력한 외환 규제로 타이 주식이 사상 최대인 15% 가까이 폭락하고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9일 타이 증시의 SET 지수는 전날에 비해 14.8% 떨어진 622.14로 마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타이 증권거래소 쪽은 이날 낙폭이 31년 증시 사상 최대치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수가 크게 떨어진 것은 전날 타이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인 밧화의 급속한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2만달러 이상 외환 유입액의 30%를 무이자로 1년간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조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상품과 서비스 교역 자금은 제외된다. 1년 이내에 인출할 경우 금액의 3분의 1을 차감하고 나머지만 지급하도록 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펀드를 1년 이상 유지하지 않을 경우 투자금액의 10%를 ‘벌금’으로 몰수한다.
이날 타이 밧화는 최근 9년 사이 최고치인 달러화 대비 35.09에서 35.93으로 절하됐다. 타이 밧화는 올 한해 달러화 대비 17% 가량 올랐다.
타이 증시가 떨어지면서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종합지수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종합지수도 각각 2.2%, 3.6% 급락했으며 인도 증시의 센섹스 지수도 2.4% 하락했다.
방콕의 증권 애널리스트인 수크비르 카니조흐는 “많은 외국 투자자들은 (타이 군부가) 밧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는 더 많은 조처들을 도입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환 규제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식 팔자 주문이 20일에도 계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에이피> 통신은 “타이 중앙은행의 조처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의도대로) 환율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필요한 경우 (환율 방어를 위해) 개입할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허경욱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타이는 한국 금융시장과 큰 연관성이 없고, 97년 외환위기 때와 달리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놓고 있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