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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투기자본 쓰나미…타이 ‘물 안빠지네’

등록 2007-01-08 17:53수정 2007-01-08 19:07

2006년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 가치 추이
2006년 달러 대비 아시아 통화 가치 추이
테러에도 밧화강세 여전
헤지펀드 환투기 ‘장난’
주가 폭락세 “대책없어”
군사 쿠데타와 폭탄테러 등으로 정국불안이 끊이지 않는 타이가 서구 투기자본의 공세까지 겹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달 주가대폭락을 가져온 환투기 대책 발표 이후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밧화 강세는 여전해 환투기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꿈쩍 않는 밧화 = 타이 밧화는 지난 주말 달러당 35.8로 장을 마감했다. 연말연시 타이를 강타한 잇단 폭탄테러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았다. 테러 발생 전 달러당 36.08에서 소폭 평가절상됐다. 외환 전문가들은 “심리적 악영향은 있지만, 실제 충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타이 중앙은행이 내놓은 강력한 환투기 대책의 약효 또한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타이 주가는 지난 금요일 3% 이상 또 급락했다. 새 쿠데타와 테러설, 이번주 타이 정부의 외국인 투자 추가규제 가능성 등으로 증시는 초상집 분위기다. 반면, 밧화에 쏠린 투기자본의 이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타이 상공회의소는 밧화 가치가 올해 달러당 34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

타이로선 통화 가치 오름세가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비슷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밧화는 아시아 통화들의 평균 절상폭에 비해 2배 가까이 올랐다.

밧화의 초강세는 투기자본의 ‘장난’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타이 정부의 설명이다. 지난달 첫주의 외국자본 유입액은 9.5억달러로, 11월 주 평균의 3배 규모다. 그렇지만 실제 타이의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은 다른 아시아 나라들보다 못한 실정이다. 성장률은 역내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만만한 타이 타이 = 중앙은행 타리사 와타나게트 총재는 최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전세계에 넘쳐나는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헤매고 있다”며 “외환 변동을 제어하고 있는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로는 가지 못하고 덩치가 작은 개방국가인 타이 등으로 몰려드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한 애널리스트는 “서구의 헤지펀드가 환투기에 적극 나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과도한 유동성이 문제라며, 전세계 유동성은 지난 4년동안 연평균 18%씩 늘어났다고 전했다.

타이 통화당국은 밧화가 또다시 치솟을 경우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차례의 대책이 효과가 없어 초강수를 뒀지만, 증시 폭락과 같이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일보 후퇴’가 불가피했다.


타이를 비롯한 아시아 나라들의 경상수지 흑자나 탄탄한 외환보유고에 비춰 97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할 확률은 낮다. 그렇지만 통제불능인 투기자본의 파상공세가 이들 나라의 경제를 뒤흔들어놓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타이가 지금 그 시험대에 올라 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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