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 대학 직원인 존 라이언은 매일 밤 하루 1시간씩 캐나다의 소프트웨어업체 ‘캠브리언 하우스’를 위해 일한다. 회사 웹사이트에 제품 아이디어 등을 올린 뒤 채택될 경우 대가를 받는다. 비즈니스클럽 회원들이 점심약속을 정하는 것을 돕는 네트워킹 프로그램 ‘점블런치’는 회사가 그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만든 것이다.
기업이 인터넷 누리꾼 등을 대상으로 제품 아이디어나 회사의 기술적인 문제를 풀 해법을 구한 뒤, 채택된 이들에겐 대가를 지불하는 이른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 새 경영기법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전했다.
미 매사추세츠주에 기반한 연구·개발 웹사이트 ‘이노센티브’가 대표적인 사례다. 보잉 등 <포천> 500대 기업에 드는 대기업이 주고객인 이 회사는 자신들이 풀기를 원하는 과학적 문제를 사이트에 게재한다. 그 뒤는 대부분이 과학자인 웹사이트 회원 11만5천명의 몫이다. 이들은 성심성의껏 해결책을 올린다. 채택 회원에겐 기업 고객이 지불하는 연간 컨설팅 비용의 1%가 지급된다. 지금까지 최고 상금은 10만달러였다.
관심 분야가 비슷한 커뮤니티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웹 2.0’ 시대의 개화도 ‘크라우드소싱’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하스 비지니스스쿨 국장인 헨리 체스브로는 “이런 개방적인 기술혁신 모델은 세상에 많은 지식이 넘쳐나지만 실제 쓸모있는 지식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있다는 것을 기업들이 깨닫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문은 “핵무기 디자인이나 기술 보안이 엄격히 요구되는 상당수 사업 영역에선 아직 크라우드소싱 모델을 적용하기 힘들다”면서, 아이디어를 헐값에 사들이는 ‘착취’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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