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달러정책 변화 예고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국인 중국이 보유 외환의 사용 경로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1조663억달러에 이르는 보유 외환의 70% 이상을 달러화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어 이런 방침이 달러 약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9~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금융공작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외환 운용 및 관리를 강화해 국제수지 균형을 꾀해야 한다”며 “중국은 보유 외환의 사용 경로와 방식을 적극적으로 탐색·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의 이날 발언은 중국의 달러화 정책이 ‘보유’에서 ‘운용’으로 바뀔 것임을 예고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원 총리가 중국의 향후 달러 정책을 명확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이 달러화에 ‘식욕’을 잃을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2005년에만 7천억달러가 넘는 무역적자를 보였으나, 중국이 미국이 발행한 채권을 사들이면서 달러화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신문은 중국이 달러화를 급격하게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달러화 운용 다변화는 수입 증대와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중국이 자국 기업들에게 석유와 다른 상품의 수입을 늘리도록 권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날 원 총리의 발언은 “중국이 국외증권 투자와 국외 기술·원자재 구매를 확대하는 쪽으로 외환 정책을 바꿔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인민은행 아래에 ‘중앙후이진투자공사’라는 중국판 테마섹홀딩스를 설립해 외환을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마섹홀딩스는 자산이 62조원인 싱가포르 국영 투자기관이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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