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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휘발유 감소정책에 옥수수값 뻥!

등록 2007-01-29 19:23수정 2007-01-29 19:44

대체에너지 원료 곡물값 폭등
“소비감소·오염개선 효과 적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 국정연설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의 휘발유 소비를 2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에탄올 등 대안 연료의 소비를 늘리고 자동차 연비를 개선해 ‘석유 중독’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안에 대해 휘발유 소비 감소나 환경오염 개선 등의 효과를 얻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옥수수 가격만 높여 사료나 식품 가격의 앙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이 옥수수 농가와 자동차 제조사들이 몰려 있는 중서부와 디트로이트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뉴스위크> 칼럼니스트 로버트 사무엘슨은 24일 이 잡지 인터넷 판에서 “부시 행정부가 2030년까지 600억 갤론의 에탄올을 생산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이 기간 미국에서 늘어나는 석유 수요 증가량의 절반도 충당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늘어나는 인구와 차량 때문에 미국의 석유 수요가 2030년에는 현재의 30% 이상인 연간 98억 배럴로 늘어나는데다, 에탄올의 연료 효율이 휘발유의 3분의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옥수수 농가다. 사무엘슨은 “에탄올이 석유 소비량의 1%를 대체하겠지만 옥수수 가격은 엄청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옥수수 값은 지난해 거의 80% 가까이 올랐다. 5년 전엔 산출량의 3%만이 에탄올 제조에 쓰였지만 지금은 20%로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사설에서 미 정부의 목표치대로 “2017년 350억 갤론의 에탄올을 제조하기 위해선 미국의 전체 옥수수 수확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옥수수 수요 폭증으로 최근 몇 달 새 멕시코 빈민계층의 주식인 ‘옥수수 토르티야’ 값은 30% 치솟아 이 나라 정부가 가격 통제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도 식량안보 저해를 이유로 에탄올 제조공장 건설을 중단시켰다.

사설은 또 에탄올이 대기 중 질소산화물의 농도를 높여 스모그를 발생시키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휘발유에 비해 5% 정도 줄어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반색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에탄올 혼합연료를 쓰는 자동차를 오랫동안 생산해왔고, 현재 미국에서도 이런 차량을 많이 팔고 있기 때문에 일본 등 경쟁업체에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부시 행정부가 앞으로 연비 기준을 미국 자동차사들이 이윤을 많이 남기는 저연비의 대형차 생산을 계속 추구할 수 있도록 바꿀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무엘슨은 “석유소비를 줄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동차 연비를 30~50% 정도 개선하고, 미국인들이 하이브리드·소형차를 더 많이 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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