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크라이슬러와 결별하나

판매 부진에 매각 검토…"지엠과 접촉 초기 단계"

밸런타인데이의 결별인가?

미국 3위 자동차업체인 크라이슬러가 다임러의 품 안에서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디테 제체 다임러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는 14일 미시건주 오번힐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크라이슬러 부문과 다임러크라이슬러 모두에게 가장 좋은 해법을 찾기 위해 파트너들과 전략적 선택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덧붙였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998년 독일 회사인 다임러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미국내 판매비중이 전년에 비해 0.7% 떨어지는 등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11억 유로(약 1조350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메르세데스의 영업이익 24억 유로의 절반 가까이를 잠식한 것이다. 크라이슬러는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나 트럭 생산에 치중한데다 수요 예측 실패로 재고량이 치솟았다.

독일 잡지 <매니저>는 이날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크라이슬러 부문 매각을 미국 제1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지엠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다임러크라이슬러 경영진이 크라이슬러 매각과 분사, 또는 크라이슬러와 다임러의 통합 심화 등 3가지 선택지 중에서 매각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뉴욕 카세사 전략자문회사의 한 분석가의 말을 따, 르노와 닛산이 크라이슬러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매각 협상에는 직원의 의료보험·연금 지급을 위한 20억 유로의 충당금과 높은 노조 조직률 등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강성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