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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기업이윤을 저소득층에” 윤리경영 ‘제4섹터’ 뜬다

등록 2007-05-07 21:34

자선기금 대주주인 증권회사 등장
학계·월가도 ‘영리+비영리’ 관심
이익회피 땐 법률상 소송 당할수도
미국 코네티컷주에 본사를 둔 ‘알트루쉐어 시큐리티’는 주식을 사고 팔고, 기업을 분석하는 수많은 증권사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평범한 회사가 아니다. 미국 최초로 ‘사회적 책임투자’를 표방한 증권사인 알트루쉐어의 최대 주주는 2개의 자선기금이다. 이 회사는 설립 정관에 ‘이익을 지역사회 저소득층에게 환원한다’고 못박고 있다.

뉴햄프셔주에 있는 ‘뉴햄프셔 커뮤니티 론 펀드’ 역시 겉보기에는 서민들에게 주택자금을 대출하는 수많은 금융사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이 세운 이 회사는 지난 24년간 지역의 서민 1000여명에게 저리의 모기지 자금을 꿔줬다. 최근에는 서민을 겨냥한 비주택 금융 영역으로도 활동을 넓히고 있다.

이런 회사들은 사회단체인가, 일반 기업인가? <뉴욕타임스>는 이윤과 사회적 정의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그 활동 양상이 기존의 정부나 기업, 비정부기구 가운데 어느 부류에도 딱 집어넣기 어려운 ‘제4섹터’가 부상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만 수백개의 ‘제4섹터’ 기업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이윤 추구를 확실히 한다는 점에서는 사기업에 가깝지만, 자신들의 비영리적 ‘이상’을 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과 구별된다.

학계 역시 ‘제4섹터’에 주목한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명문 대학들은 경영대학원에 ‘지속 가능한 성장’ 관련 과목을 앞다퉈 신설하고 있다. 졸업생들은 ‘굿캐피털’ ‘인베스터스서클’ ‘언더독벤처스’ 등 윤리적 투자를 강조하는 벤처기업에 입사한다.

알트루쉐어의 공동 창업자인 피터 드래셔는 월가에서 20년간 일했던 경험이 ‘제4섹터’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산업은 종종 남들이 외면하고 저평가하는 곳에도 투자를 단행하며 비정부기구적인 성격을 띄어 왔다”며 “이런 의미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지역사회 역시 훌륭한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가 떠난 월가 역시 이런 ‘제4섹터적 접근법’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유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03년부터 기업의 환경·윤리경영만을 집중 분석하는 4인조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환경·윤리경영 관련 정보를 재무정보 못지않게 소중히 여기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규모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캘리포니아 교사 퇴직연금’은 지구온난화에 대처하지 않는 보험사와는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제4섹터’가 성장하기 위해 해결돼야 하는 제도적 문제 아직 많다. 미국 현행법에선 영리 단체와 비영리 단체의 구분이 엄격하다. 영리 단체가 ‘사회적 책임’을 이유로 이익을 회피하는 결정을 내렸을 경우 주주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야기했다’는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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