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대화 모임, 회사 안 의료센터
직원만족도 조사 결과, 유럽 최고 직장으로
직원만족도 조사 결과, 유럽 최고 직장으로
경주용 자동차를 만드는 이탈리아의 페라리 직원 마리오 알몬드는 하루 일과를 영어공부로 시작한다. 알몬드가 참여하는 사내 교육프로그램은 ‘아침에 영어’(English@breakfast)다. 아침 잠이 많은 동료들은 ‘점심에 영어’(English@lunch)나 ‘차 마시며 영어’(English@tea) 프로그램을 택했다. 외국어 공부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무료다.
알몬드는 일과가 끝나면 회사 체육관에서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운동을 한다. 페라리는 회사 안에 의료센터를 설치해 건강 상담을 해준다. 매년 직원뿐만 아니라 그 자녀까지 건강진단을 해준다.
운동을 마친 알몬드는 조각가와 ‘예술적 대화’를 나눈다. 조각가와 만남은 회사가 마련한 ‘창의력 모임’(Creativity Club) 프로그램의 하나다. ‘창의력 모임’에는 음악가, 작가, 방송 디제이, 조각가, 화가,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을 초청해, 예술가들이 어떻게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배운다. 창의력 모임에는 직급과 직종에 제한이 없다. 알몬드 같은 자동차 조립 라인의 말단 노동자부터 최고 임원까지 한 강의실에서 ‘공장 이야기’를 떠나 예술을 토론한다.
알몬드는 ‘꿈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포뮬러원(F1) 레이스 입장권을 1년에 2장을 회사로부터 받는다. F1 입장권은 40만원 가량이다. 알몬드는 “내가 만든 자동차가 실제 움직이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아들과 F1 경기를 보러 간다. 알몬드는 페라리가 만든 신차 발표회에도 빠짐없이 초청받는다. 알몬드는 “우리는 페라리가 역사의 한 부분으로 계속 남을 수 있어야 한다는 중요하고 독특한 목표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페라리는 1년에 직원 2376명을 교육하는 데 모두 12만 시간을 쓴다. 페라리는 ‘최고의 직장이 최고의 자동차를 만든다’며 1990년대 후반부터 인력개발·복지향상 프로그램인 ‘포뮬러 우오모’ 프로젝터를 도입했다. 포뮬러 우오모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기인 포뮬러원에서 따왔다. 자사 직원들을 최고로 만들겠다는 페라리의 의지다.
컨설팅 기관인 ‘그레이트 플레이스 투 워크 인스티튜트’는 15일 유럽 15개국 회사 1천곳의 직원을 상대로 한 직장 만족도 조사 결과, 페라리가 ‘올해 유럽 최고의 직장’에 뽑혔다고 밝혔다. 회사의 일방적 교육이 아니라 직원들의 형편과 요구를 존중해 창의력을 키운 ‘맞춤형’ 교육제도가 인정받은 것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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