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거래소 선물 가격과 두바이유 가격 격차
두바이 원유선물거래소 개장
“제값 받겠다”…중동산 수입 80%인 한국 등 ‘주목’
1일 세계 원유시장의 눈길이 두바이로 쏠렸다.
두바이상업거래소(DME)에서 중동산 원유의 선물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처음 거래된 오만산 원유 8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64.05달러에 거래됐다.
중동산 원유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이제까지는 국제거래소에서 가격이 매겨지지 않았다. 미국의 석유거래 정보사인 플래트가 고시하는 두바이유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됐다. 반면 생산량이 극히 적은 서부텍사스 중질유(WTI)의 뉴욕상품거래소 거래가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런던거래소 거래가가 세계 원유의 기준 가격이 돼 왔다.
두바이의 새로운 시도는 ‘중동산 원유도 제값을 받겠다’는 의도로 추진됐다. 중동산 원유는 유황 성분이 많아 정유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일반적으로 다른 기준 유종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중동 산유국 관계자들은 중동산 원유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와 거래인들이 동참해 공개 거래를 하면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 왔다.
두바이거래소는 홈페이지에서 “두바이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원유 선물을 통해 가격 투명성과 시장 유동성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앞으로 두바이거래소 선물가격이 아시아 지역 등으로 수출하는 중동 원유 가격의 상당 부분을 대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에는 런던 인터컨티넨털거래소(ICE)도 중동산 원유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두바이거래소는 두바이정부 소유의 투자회사 타트위르(32.5%)와 뉴욕상업거래소(NYMEX·32.5%), 오만 국영 오만투자펀드(30%)가 합작해 설립했다. 두바이와 오만은 자국 원유를 두바이거래소 거래가를 기준으로 거래하겠다고 밝혔다. 두바이는 하루 10만배럴, 오만 70만배럴을 생산한다.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나라들은 수입 원유의 8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온다. 두바이거래소가 한국의 원유 수입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두바이거래소의 게리 킹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두바이의 선물 거래는 지난 25년간 석유시장에서 일어난 일 중 가장 중요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도 이번 시도가 성공할지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태도가 최대 변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산 원유를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고 있다. 세계 석유시장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가격 결정력과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산유지인 아부다비도 관망세를 보이면서 동참 여부를 분명히하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의 황규면 대리는 “아직 한국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두바이거래소의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산유국이 늘어나면, 한국 수입 가격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태도가 최대 변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산 원유를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고 있다. 세계 석유시장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가격 결정력과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산유지인 아부다비도 관망세를 보이면서 동참 여부를 분명히하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해외조사팀의 황규면 대리는 “아직 한국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두바이거래소의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산유국이 늘어나면, 한국 수입 가격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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