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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일본 호황속 물가는 내리막 왜?

등록 2007-07-02 21:45

일·미·유럽의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일·미·유럽의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경기 회복세에도 물가지수 4달째↓…디플레 지속 기현상
기업 가격경쟁 격화로 임금억제-소비위축 되풀이 분석
일본 경제의 전후 최장 확대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의 내림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경기회복 속의 디플레이션이라는 일본 경제의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총무성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물가변동이 큰 주요 신선식품 제외)는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0.1% 떨어져,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디지털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등 정보기술 관련 제품의 가격하락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경기가 확연히 살아나고 고용도 확대되는데 디플레이션에서 좀처럼 탈피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사히신문>은 세가지 요인을 꼽았다. 먼저 세계화에 따른 경쟁 격화다. 일본 기업들은 물건 값을 인상하면 경쟁업체에게 고객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최근 일본 도쿄 아카하바라의 가전제품 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에서 팔리는 32~37인치 액정텔레비전 값은 지난해 20만엔대에서 20~30%가 떨어졌다고 한다. 매장 담당자는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고객들은 더 내려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은 기능을 첨가한 신기종을 출시해도 “가격을 올릴 경우, 기능이 떨어지지만 싼 타사 제품에 소비자들을 빼앗기고 만다”(샤프)고 생각한다. 한국, 대만 등 싼값을 전면에 내세우는 제조업체들이 대두하면서 “점점 가격을 올리기 힘들다”(도시바)고 한다.

이에 따라 일본 제조업체들은 제조원가와 인건비 억제로 가격인상 요인에 맞서고 있다. “고기능으로 싼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 심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이 길 밖에 없다”(NEC)는 것이다. 인건비 억제는 곧바로 임금 하락으로 이어진다. 봉급생활자의 기본 급여는 4월까지 10개월 연속 전년에 비해 감소했다. 경기확대 국면이지만 좀체로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물건을 살 때 가격을 중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소비를 늘릴 여력이 없다.

고용확대도 마찬가지다. 최근 발표된 5월의 완전실업률은 3.8%로, 약 9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수치로는 일본 경제가 바야흐로 활황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규고용의 상당수가 저임금의 파트타임 노동자 등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고용개선이 구매력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물가에 대한 소비자 심리도 디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 고이치 닛세이기초연구소 경제조사부장은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물가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시세감각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실제 내각부의 5월 의식조사를 보면, 1년 뒤 물가가 상승할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40%가 당분간은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화장지, 마요네즈 등 생활용품의 가격이 4월부터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또 7월부터는 커피, 휘발유 등의 가격 인상도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망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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