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저가항공편의 사례
방콕~싱가포르 1만3천원…각국 정부도 적극 육성 나서
달러 대비 통화가치 절상 등으로 여행객의 증가가 눈에 띄는 아시아에서 저가항공 바람이 거세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2000년부터 날갯짓을 시작한 저가항공 시장에서는 현재 에어아시아(말레이시아), 타이거항공(싱가포르), 오아시스홍콩(홍콩) 등 20개사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신문에는 매주 어김없이 저가항공사의 광고가 등장한다. 이들 항공사를 이용하면, 실제 고객이 내는 요금에는 공항세 등 각종 비용이 붙어 광고의 액면가격보다는 비싸지만 일반 항공요금에 견줘 절반에서 1/5 수준의 싼값이다. 손님을 끌 목적으로 가격을 ‘0달러’라고 표시하는 광고도 눈에 띈다.
지난 7일 현재 타이거항공의 방콕-싱가포르 항공편(약 1400㎞) 요금은 불과 19.99싱가포르달러(약 1만2800원)이다. 세금 등이 붙는다고 해도 도쿄 도심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갈 때 나오는 택시 요금과 비슷하다. 중거리 노선 가운데 에어아시아X의 콸라룸푸르-오스트레일리아 골드코스트편(약 6500㎞) 요금은 418링깃(약 12만원)이다.
이들 항공사가 턱없이 낮은 가격을 매기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경비 절감과 각국의 정책적 지원이다. 국제선에서는 필수인 기내식과 음료수 등 무료서비스는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 ‘움직이는 보도’나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이용하는 ‘브릿지’ 등을 없애 부담을 줄였다. 또한 단일기자재를 대량 발주해 경비를 대폭 감축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3월 기존 공항에 잇따라 저가항공 전용터미널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저가항공 전용터미널에서는 카운터와 사무실의 임대료가 기존 항공사의 절반 수준이다. 이들 국가가 저가항공 키우기에 적극적인 까닭은 아시아 항공시장의 성장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KAO)는 아시아 항공객수가 2015년까지 매년 평균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저가항공의 성장에 주목해 유치작전에 나섰다. 지난 2일 나리타·주부· 간사이 등 대형 공항을 제외하고 국제선 취항이 가능한 지방공항에 외국항공사의 취항을 자유화했다. 또한 2008년부터 일본 발착의 국제항공운임 인가 기준을 없애 저가항공의 취항문을 넓힐 방침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제트스타항공이 지난 3월 오스트레일리아 동해안과 오사카 간사히 공항 연결편의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올 8월 주부 공항 운항으로 확대했다. 비바마카오항공은 올 12월을 목표로 마카오-나리타를 주 4회 운항할 계획이다. 타이거항공은 한국에 저가항공을 설립해 2008년부터 일본이나 중국으로 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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